지울수록 선명해진다
- 서울시의 장애인인권영화제 미선정에 부쳐
2024년, 서울시는 지난 4년간 지원해오던 장애인인권영화제 사업을 미집행했다. 당시 해당 사업의 유일한 공모 단체였던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를 명확한 사유 없이 선정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간 꾸준히 이어져온 장애인인권영화제 지원을 돌연 중단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모여 영화를 매개로 인권을 이야기하고, 사회적 차별과 억압을 드러내는 장애인인권영화제는 서울시 행정의 농간으로 예산이 한번에 사라졌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러한 탄압 속에서도 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시민의 힘으로 개최되었다. 약 1,000명 가까운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그 어느 때보다 인권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영화제가 열렸다. 검열과 억압으로 지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당당히 증명해보였다.
올해,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서울시는 장애인인권영화제 사업 삭제를 중단하고, 2025년 장애인인권영화제를 개최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다시 공모 사업을 신청했다. 장애인인권영화제가 담고 있는 의미와 역할을 고려했을 때, 이는 서울시가 마땅히 지원해야 할 사업이었다. 장애인 인권이야말로 서울시가 ‘동행’해야 할 핵심 가치가 아닌가.
그러나 서울시는 올해 기존 사업에서 ‘장애인인권영화제’ 항목을 삭제하고, 자율 공모로 공모 방식을 변경했다. 이는 의도가 분명한 조치였다.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유지되던 사업 항목을 삭제함으로써, 인권의 이름을 지우고, 영화제가 다시 신청할 수 있는 통로마저 불투명하게 만든 것이다. 우려 속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업을 제출했지만, 결국 장애인인권영화제는 올해도 선정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선정한 어떤 사업에서도 ‘인권’은 존재하지 않았다.
‘장애인’을 지원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서울시의 각종 사업들은 여전히 시혜와 동정의 시선에 갇혀 있다. 당사자의 목소리는 지워지고, 인권의 언어는 행정에서 삭제된다. 서울시의 정책은 점점 더 역량강화 및 효율과 수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는 곧 장애인을 사회의 ‘함께 가야 할 존재’가 아닌 ‘도와줘야 할 존재’로 대상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나 예산이 없어도,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의 스크린은 꺼지지 않는다.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올해도 시민의 힘으로 영화제는 개최될 것이다. 서울시가 아무리 얄팍한 술수로 장애인인권영화제를 지우려 해도, 우리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우리의 스크린은 꺼지지 않는다.
서울시는 지금이라도 장애인인권영화제 개최를 보장하라!
2025.4.7.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지울수록 선명해진다
- 서울시의 장애인인권영화제 미선정에 부쳐
2024년, 서울시는 지난 4년간 지원해오던 장애인인권영화제 사업을 미집행했다. 당시 해당 사업의 유일한 공모 단체였던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를 명확한 사유 없이 선정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간 꾸준히 이어져온 장애인인권영화제 지원을 돌연 중단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모여 영화를 매개로 인권을 이야기하고, 사회적 차별과 억압을 드러내는 장애인인권영화제는 서울시 행정의 농간으로 예산이 한번에 사라졌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러한 탄압 속에서도 2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시민의 힘으로 개최되었다. 약 1,000명 가까운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그 어느 때보다 인권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영화제가 열렸다. 검열과 억압으로 지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당당히 증명해보였다.
올해,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서울시는 장애인인권영화제 사업 삭제를 중단하고, 2025년 장애인인권영화제를 개최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다시 공모 사업을 신청했다. 장애인인권영화제가 담고 있는 의미와 역할을 고려했을 때, 이는 서울시가 마땅히 지원해야 할 사업이었다. 장애인 인권이야말로 서울시가 ‘동행’해야 할 핵심 가치가 아닌가.
그러나 서울시는 올해 기존 사업에서 ‘장애인인권영화제’ 항목을 삭제하고, 자율 공모로 공모 방식을 변경했다. 이는 의도가 분명한 조치였다.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유지되던 사업 항목을 삭제함으로써, 인권의 이름을 지우고, 영화제가 다시 신청할 수 있는 통로마저 불투명하게 만든 것이다. 우려 속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업을 제출했지만, 결국 장애인인권영화제는 올해도 선정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선정한 어떤 사업에서도 ‘인권’은 존재하지 않았다.
‘장애인’을 지원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서울시의 각종 사업들은 여전히 시혜와 동정의 시선에 갇혀 있다. 당사자의 목소리는 지워지고, 인권의 언어는 행정에서 삭제된다. 서울시의 정책은 점점 더 역량강화 및 효율과 수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는 곧 장애인을 사회의 ‘함께 가야 할 존재’가 아닌 ‘도와줘야 할 존재’로 대상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나 예산이 없어도,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의 스크린은 꺼지지 않는다.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올해도 시민의 힘으로 영화제는 개최될 것이다. 서울시가 아무리 얄팍한 술수로 장애인인권영화제를 지우려 해도, 우리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우리의 스크린은 꺼지지 않는다.
서울시는 지금이라도 장애인인권영화제 개최를 보장하라!
2025.4.7.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