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
은석(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심사위원)
“까미야, 그리로 가지마. 거기 나쁜 사람들 있어.”
캣맘 나영이 휠체어를 타고 ‘까미’(길고양이)를 쫓아가며 했던 말이다. 그의 휠체어를 따라가다 보면 마주치는 고양이만큼 꼭 들어야 하는 말이 있다. ‘밥 주지 마세요! 병 옮겨요.’
“왜 아픈 사람들 찍어? 멀쩡한 사람을 찍어야지.”
나영이 감독을 ‘아픈 사람들 찍으러 온 사람’이라고 소개하자 함께 있던 지인이 건넨 말이다. 한번은 동네 주민이 ‘나영씨는 마음도 착한데 왜 그런 병(언어장애, 뇌병변장애)에 걸렸냐’고 물었던 적이 있단다. 아픈 몸, 병, 장애에 대한 질문은 다들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고양이를 돌보는 나영과 나영을 촬영하는 감독의 생각이 궁금했다.
나영을 따라다니던 카메라는 나영이 ‘개 식용 반대’ 집회에 참가했을 때 비로소 관객을 멈춰 세운다. 순간 누군가는 개와 고양이의 관계를 떠올렸을 것이고 누군가는 반려동물과 버려진 동물의 차이를, 또 누군가는 ‘모든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라’는 현수막을 보고 가축으로 호명된 생명들을 떠올렸을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멈춤의 시간을 뒤로 하고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던 첫 장면으로 돌아간다.
인간이 그어놓은 경계를 종횡무진 내달리는 나영의 여정에는 생명에 대한 연민만큼 감내해야 할 불편함이 뒤따른다. 영화는 그것을 ‘병을 옮기니 밥을 주지 말라’는 신경질 적인 말과 ‘버려진 동물도 사람 생명과 다르지 않다’는 되풀이되는 항변으로 드러내지만, 더 큰 불편함은 도처에 숨어있다.
‘동물도 인간과 같다’는 말과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한다’는 구호는 인간이 정해놓은 경계를 벗어났을 때 금새 방향을 잃거나 외면당한다. 반려동물과 가축이 구분되고 인간의 식탁에 오르기 위해 고기로 태어나 도살되는 현실을 목도할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정말 불편해해야 하는 건 어쩌면 밥 주지 말라고 내던지는 말보다 생명의 몸짓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불쑥 나영이 울고 있는 ‘꼬맹이’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응 미안해, 못 알아듣겠는데…”
캣맘 권나영과 권나영을 응원하는 이 영화를 응원하며.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
은석(19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심사위원)
“까미야, 그리로 가지마. 거기 나쁜 사람들 있어.”
캣맘 나영이 휠체어를 타고 ‘까미’(길고양이)를 쫓아가며 했던 말이다. 그의 휠체어를 따라가다 보면 마주치는 고양이만큼 꼭 들어야 하는 말이 있다. ‘밥 주지 마세요! 병 옮겨요.’
“왜 아픈 사람들 찍어? 멀쩡한 사람을 찍어야지.”
나영이 감독을 ‘아픈 사람들 찍으러 온 사람’이라고 소개하자 함께 있던 지인이 건넨 말이다. 한번은 동네 주민이 ‘나영씨는 마음도 착한데 왜 그런 병(언어장애, 뇌병변장애)에 걸렸냐’고 물었던 적이 있단다. 아픈 몸, 병, 장애에 대한 질문은 다들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고양이를 돌보는 나영과 나영을 촬영하는 감독의 생각이 궁금했다.
나영을 따라다니던 카메라는 나영이 ‘개 식용 반대’ 집회에 참가했을 때 비로소 관객을 멈춰 세운다. 순간 누군가는 개와 고양이의 관계를 떠올렸을 것이고 누군가는 반려동물과 버려진 동물의 차이를, 또 누군가는 ‘모든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라’는 현수막을 보고 가축으로 호명된 생명들을 떠올렸을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멈춤의 시간을 뒤로 하고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던 첫 장면으로 돌아간다.
인간이 그어놓은 경계를 종횡무진 내달리는 나영의 여정에는 생명에 대한 연민만큼 감내해야 할 불편함이 뒤따른다. 영화는 그것을 ‘병을 옮기니 밥을 주지 말라’는 신경질 적인 말과 ‘버려진 동물도 사람 생명과 다르지 않다’는 되풀이되는 항변으로 드러내지만, 더 큰 불편함은 도처에 숨어있다.
‘동물도 인간과 같다’는 말과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한다’는 구호는 인간이 정해놓은 경계를 벗어났을 때 금새 방향을 잃거나 외면당한다. 반려동물과 가축이 구분되고 인간의 식탁에 오르기 위해 고기로 태어나 도살되는 현실을 목도할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정말 불편해해야 하는 건 어쩌면 밥 주지 말라고 내던지는 말보다 생명의 몸짓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불쑥 나영이 울고 있는 ‘꼬맹이’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응 미안해, 못 알아듣겠는데…”
캣맘 권나영과 권나영을 응원하는 이 영화를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