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폐막작_소란을 부르는 기록
희망의 기록 2 : '나'를 찾는 시간

희망의 기록2 : ‘나’를 찾는 시간 | 2025 | 41' | 다큐 | 민아영
시놉시스
20년, 30년 혹은 그 이상 장애인거주시설의 이용인으로만 불렸던 이들이 대구지역 주민으로 지역사회에 등장했다. 최중증장애, 무연고, 장기간의 시설 경험을 가진 9명의 탈시설장애인. 지역사회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한 9인과 지역사회는 서로가 낯설다. 9인 개개인의 터전을 새롭게 세우는 과정, 일상을 구성하는 과정은 삐걱거림의 연속이다.시설에서 나온 9인은 ‘관리’와 ‘ 보호’의 대상에서 벗어나 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함께‘나’의 일상과 관계를 찾아간다. 탈시설 장애인 9인의 삶의 변화는 당사자를 비롯해 거주시설 종사자, 지원자, 그리고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인권평
모든 탈시설장애인의 욕구이자 비장애인이 획득할 언어
- 하민지 (23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집행위원)
민아영 감독이 3년 만에 <희망의 기록2>를 선보였다. 2022년, 박종필상을 수상한<희망의 기록>은 대구시립희망원 탈시설장애인 당사자 9명의 삶을 관조했다. <희망의 기록2>에는 9명의 일상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주로 등장한다. 두 편의 작품은 6년이라는 긴 촬영시간을 거쳐 완성됐다.
<희망의 기록2>에는 탈시설장애인의 삶과 지원자의 인터뷰가 교차로 나오는데, 지원자는 당사자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부터 파악한다. 수용시설에서의 삶은 집단으로 획일화되기 때문에 ‘나’라는 사람을 스스로 파악할 기회를 박탈당한다. 따라서 지원자는 탈시설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개인화 작업부터 한다. 이런 작업은 단순히 일방적 전달체계로 분류되는 ‘복지’가 아니다. 지역사회에 처음 나온 탈시설장애인과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을 같이 살아내기 위해 하는 일이다. 이웃, 동료, 친구가 되는 과정이다. 수용시설이 복지의 탈을 쓰고 개인을 삭제했다면, 탈시설은 ‘같이 살자’는 목표로 개인을 파악한다. 언젠가 이런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시설에서 28년을 살고 탈시설한 이상우 씨의 이야기다. 그는 시설에 살 때만 해도 이런 생각을 했다. “비장애인은 장애인과 함께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런데 탈시설한 후 여러 비장애인 동지와 함께 지내며 “이제 비장애인도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길 원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한다. 그리고 상우 씨는 이렇게 말했다. “비장애인이 계속해서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길 바라면 좋겠다”고. <희망의 기록2>는 모든 탈시설장애인의 욕구이자 욕망이며 이는 기본권으로 불려야 마땅하다. 영화 속 인터뷰이처럼 이제는 비장애인이 먼저 말해야 한다. 시설 속에 갇힌 장애인과 지역사회에서 같이 살고 싶다고. 보통의 비장애인에게는 도시와 동네와 골목에 어느 날 등장한 탈시설장애인이 낯설지 모른다. 이런 사람들에게 <희망의 기록2>가 “같이 살자”는 언어를 틔워주길 소망한다.
제작진 소개
연출 | 민아영 | 기획 | |
제작 |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 장애인지역공동체 부설 나로 장애인자립생활주택지원센터 | 각본 | |
촬영 | 편집 | ||
녹음 | 기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