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 안녕하세요? 영화 너무 재미있게 잘 보셨죠, 다들?
저는 사회를 맡은 이정한이라고 하고요. 우리 각자 한번 자기소개를 들어보면 좋을 거 같아서 맨 끝에서부터 한번 인사를 해주시면 어떨까요?
임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임실입니다.
만수: 안녕하세요? 저는 만수입니다.
호경: 저는 장호경이라고 합니다.
정한: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말씀하셨던 것처럼 제도권 교육을 받으시면서 음악에 대해서 뭔가 고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셨는데 또 이렇게 함께 노들노래공장을 하시면서 생각이 바뀌신 게 있으신 거 같아요. 조금 더 길게 노노공을 하시면서 어떤 점들이 기억에 남는지 한번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만수: 영화에서도 잠깐 말씀을 드렸는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 진행이, 노래로 나올 때가 많은데 그게 다 되게 좋은 노래로 매주 나오는 것을 보고 아, 역시 창작은 마음대로 하는 게 최고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정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한번 임실님께도 질문을 드려보고 싶어요. 임실님, 노들노래공장 어떠셨어요? 좋으셨어요?
임실: 네.
정한: 영화 보면서 기억에 남으시는 거 혹시 있으세요?
임실: 이야기하는 거요.
정한: 이야기? 어떤 이야기가 좀 기억에 남으셨어요?
임실: 저에 대한 이야기요.
정한: 그러게요. 그러면 이야기하셨던 것 중에 노래로 만들어진 가사들도 있잖아요. 어떤 노래를 제일 좋아하세요?
임실: 어떤 노래요? 미안해 친구야.
정한: 좋아하시는 노래가 자꾸 바뀌시네요. 엊그제는 T4라고 하셨어요. 이따 우리 한번 같이 불러볼까요, 이따? 지금 말고 조금 이따 한번 같이 노래 불러봐요. 어떤 노래 같이 부를지 한번 생각해봐 주세요. 천천히 한번 생각해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 다음으로 장호경 감독님께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복수 3부작이라고 또 영화를 유명하게 만드셨는데요. 장호경 감독님이 권리중심 3부작을 만드셨습니다.
아까 했던 우리는 노동자다, 그리고 일로만난 사이, 그리고 또 오늘 이렇게 세 번째에 같이 봤던 우리가 함께 부르는 노래.
이렇게 영화를 세 가지 만드셨는데 2020년인가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영화를 찍어오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처음에 노동자들을 만났을 때 어색하기도 했을 거 같고 시간이 지나면서 되게 관계가 깊어지기도 했을 거 같은데 처음에는 노동자들과 어떠셨는지, 영화를 찍으면서. 어떤 에피소드가 있는지 이런 걸 여쭤보고 싶습니다.
호경: 그런데 제가 노들야학의 권리중심일자리 하시는 노동자분들을 사실은 그 전부터 많이 촬영도 하고 관계가 있었어요, 낮 수업 하실 때부터. 인강원 분들이 낮수업 처음 시작하실 때부터 제가 촬영도 많이 하고 이렇게 많이 찾아서 아는 척도 하고 친해지려고 했던 게 있어서 사실 뭐 제가 이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더 관계가 깊어졌다, 사실 그런 건 이제 별로 없는 거 같은데. 그런데 다만 다른 것은 그 전에는 사실은 이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그리고 이렇게 상영되면서 자신의 얼굴이 나오면서 그것을 더 좋아하신다. 나보다는. 아, 쟤가 오면 내 얼굴 찍어준다. 그다음에 내 얼굴 찍어주면 영화가 된다. 이걸 아시는 거 같고 그래서 반겨주신 거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저는 인상적이었던 건 성숙 언니가 저한테 감독님이라고 말씀을 안 하시고 저한테 당근님, 당근님 이러시거든요. 그게 좀 기억에 남는다.
정한: 왜 당근님이라고? 발음이 비슷해요?
호경: 그냥 발음을 그렇게 하시는 거 같아요. 너무 좋은 이름인 거 같다.
정한: 그러게요. 또 좋은 별명이 하나 생긴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저는 약간 가까이에서 본 게 부럽기도 하고 영화를 찍는다는 핑계로 또 좋은 동지들과 만나게 되기도 하는 거 같아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노래 만드는 과정도 영화로 봤을 때도 되게 재미있었는데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 이런 부러움도 살짝 생기는 거 같습니다. 그런 거 같고요. 다음으로 또 혹시 궁금하시면 관객석에서도 의사를 주시면 질문 전달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임실: 선생님! 노래 잘 부르세요?
정한: 저 노래 잘 부르냐고요? 저 음치라서 노래를 잘 못 불러요. 그래도 이따 한번 같이 불러볼까요? 알겠습니다. 그래요.
만수: 임실님이 가르쳐주셔야겠어요.
정한: 그러게요. 가르쳐주셔야겠어요. 정말 훌륭한 노동자시네요. 본인의 사명을 다해주시는, 알겠습니다.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또 임실님이 여러 가지 좋아하는 것들이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어떤 음식도 좋아하고 노래도 좋아하고 그랬었는데요. 권리중심 일자리 하시면서 누구랑 제일 친하셨어요? 어떤 사람이요?
임실: 승연이요.
정한: 승연, 승연님도 와 계세요? 혹시 어디 계시죠? 반갑습니다. 승연 님 이따 같이 노래 불러요,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또 노래 부르실 때 어떤 게 제일, 왜 노래가 좋으세요?
임실: 재미있으니까요.
정한: 재미있어요? 그러게요. 사는 게 재미있고 또 노래 부르는 게 재미있는 거 같아요. 제가 원래 만수님이 어떤 일을 하셨는지 잘 몰랐었거든요. 그런데 저 영화 보고 나서 찾아보고 이러다 알게 됐어요. 되게 큰 변화가 있으셨겠다. 노노공을 하기 전과 노노공을 하고 난 이후로 되게 많은 변화가 있었을 거 같아요. 우리 또 발달장애인과 장애인 당사자의 노래가 어떠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노동으로서 어떤 가치가 있을지 같은 게 좀 궁금합니다.
만수: 말을 잘해야 할 텐데.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일까? 장애인과 함께 만드는 여러 작업이 있잖아요.
그런데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지만 내가 참여하고 있는 작업이 어떤 작업인지를 이해하고 함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안 그런 경우도 왕왕 있는 거 같아요. 노노공 할 때도 그것을 집중해서 하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어떤 노래를 만들고 있고 그 노래를 왜 만들고 이 노래를 만든 다음에 우리가 또 불러보고 모두 다 같이 참여해서 만드는 작업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제일 인상 깊었던 게 저도 각자한테 어떻게 생각하는지 막 질문도 하고 또 직접 음을 붙여달라고 요청도 하시고 그러면서 모두가 다 참여하는 그런 방식으로 또 노래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정한: 그런 방식으로 다 각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거 같아서 뭔가 제 그냥, 흔히 생각하기로는 약간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여기에 따라서 배울 수 있게 가르치는 방식이 되지 않고 직접 원하시는 음을, 원하시는 가사를 모아서 만드는 게 되게 의미가 있었던 거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호경: 제가 좀 덧붙여서 만수 쌤의 말씀에 제가 약간 더 덧붙이자면 제가 이 노노공 수업을 사실은 작년, 재작년. 그러니까 두 번째 작품, 일로 만난 사이를 만들 때 처음 이 수업에 참관하고 촬영했어요. 그런데 너무 매력을 느낀 거예요, 제가. 어떤 것에 매력을 느꼈냐 하면 이게 발달장애인 노동자분들이 그냥 뭐 노래 불러보세요, 이러면 사실 비장애인 입장에서는 혹은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흘려들을 수 있는 어떤 음가들을 되게 기가 막히게 만수쌤이 딱 캐치하셔서 노래로 만드시는 거예요.이 수업, 이 일자리 너무 매력있다. 약간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일로 만난 사이의 콘셉트와 기획과 많이 맞지 않아서 사실 이 이야기를 못했어요, 이 이야기를 못하고 이제 작년에 노들야학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이 이야기를 했더니 너무 좋을 거 같다고 말씀을 하셔서 이 제작을 하게 된 거예요. 저는 사실 이게 이민휘(만수)의 능력인가? 아니면 발달장애인들 노동자분들의 능력인가? 이것은 그때 제가 처음 들었던 아주 낮은 생각이었고 그냥 조금 더 지켜보니 사실은 이것을 되게 의미 있게 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밑작업들이 있구나. 밑작업들이 있고 이것을 의미 있게 봐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의미가 생기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나와서 비장애인들과 어떻게 어울려서 살 것인가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고민하잖아요. 그랬을 때 비장애인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그다음에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들이 이 수업 과정 안에 굉장히 많이 담겨 있다. 이 수업 과정을 잘 들여다보면 그런 것들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이 수업의 전체 과정을 굉장히 자세하게 보여주는 데에 중점을 두려고 노력을 했거든요.
그래서 사실 저는 만수쌤이 아까 말씀하신 것도, 제 생각에는 비장애인 예술가가 발달장애인 예술가와 협업을 할 때 어떤 태도를 가지고 협업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그런 것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맞나요?
만수: 맞아요, 맞아요.
호경: 그래서 발달장애인들을 예술의 테 안에 구겨넣는, 이런 거라든지 발달장애인이 이 정도 하다니 대단하네? 약간 이런 식으로 뭔가 과도하게 평가한다든지. 아니면 뭔가 되게 남달라, 발달장애인이 하니까 되게 남달라, 이런 어떤 이상한 평가들이 아니라 이렇게 함께 만드는 과정. 그리고 이 과정 안에서 각자가 이 결과물에 어떤 노력들을 투여하는가,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한: 말을 너무 잘하세요. 저도 뭔가 깊이 있게 캐치하지 못했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저도 그 수업을 계속 자세히 살피게 되는 거 같고 그리고 이 수업에 마치 있는 것처럼 정말 근거리에서 보는 것 같은,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좀 들었던 거 같아요. 되게 잘 표현을 해주셨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됐습니다.
영화를 보면서는 계속 잊게 됐는데 사실 2023년 마지막 12월의 수업 시간이었잖아요. 노노공으로서 마지막으로 만든 노래였고 지금은 권리중심 일자리가 폐지되면서 어떻게 보면 노들야학에서 했던 권리중심 일자리의 노들노래공장의 마지막 노래를 만들었던 시간인데 그 맥락을 외부에서 보자면 되게 권리중심 일자리의 마지막 시간을 보게 되는 슬픈,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그래서 말인데 오세훈 시장님께 혹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마디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임실: 오세훈 시장님, 일자리 없애지 마세요.
만수: 저희가 그저께 만든 노래가 오세훈 시장님께 보내는 노래거든요? 그것 좀 찾아주세요.
가사를 읽어드리면 좋을 거 같아요.
제목은 싸우자 시장.
가사가 아주 기가 막힙니다.
읽어드릴게요.
오세훈 시장님 싸우자
일자리 없애지 마세요
오세훈 시장님 싸우자
그렇게 살지 마세요
아이고 왜 그렇게 사나
아이고 왜 그렇게 못됐나
장애인도 일할 수 있어요
하루하루 시장님처럼
그러나 당신처럼은 안 해
싫어
우리가 더 잘해
정한: 감사합니다. 진짜 너무 가사가 좋네요.저도 영화 보면서 너무 마음에 와닿았던 가사들이 기억에 많이 나요. 친구야 미안해에서도 시간이 빨리 가, 이런 가사 같은 거. 정말 너무 마음에 와닿았는데 이런 것도 사실 다 같이 만드신 가사이신 거죠? 그러게요, 어떻게 이렇게 임실 님. 어떻게 이렇게 좋은 가사를 쓰세요?
임실: 네.
정한: 노들노래공장으로 몇 년이나 하신 거예요?
임실: 몇 년이요?
정한: 네, 언제부터 하셨어요?
임실: 자립하고 나서요.
정한: 처음 들어오고 나서부터요? 아, 자립하고 나서부터요? 앞으로 계속 노래 부르고 싶으시겠어요. 그러면 우리 같이 노래 부를까요?
임실: 네.
정한: 어떤 노래 부르고 싶으세요?
임실: 미안해 친구야.
정한: 저도 그 노래 너무 좋아해요, 팬이에요. 혹시 질문 다른 거 있으세요? 괜찮으면 노래 틀고 부를 수 있을까요, 한번? 감사합니다.
노래를 같이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해 보면 어떨까요? 노노공, 같이 하시는 분들도 앞에 나와서 같이 노래 부를까요? 노래 부르실 분?
미안해 친구야
용서해줘 친구야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래도 미안해 정말 미안해
사랑한다 친구야 잘살아 친구야 건강해 친구야
시간이 빨리 가 시간이 빨리 가
정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떠셨어요, 노래 같이 부르니까? 저도 너무 좋았어요. 우리 같이 계속 노래 부를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그렇죠?
그래서 혹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으로 전해주시고 마무리를 해볼까요?
임실: 없어요.
정한: 없어요? 그러면 이렇게 끝낼까요? 아니면 노래 하나 더 할까요? 하나 더 해야죠? 하나 더 해야죠. 그렇죠. 해요.
그러면 어떤 노래 부를까요?
임실: T4.
정한: 우리 같이 부르시고 싶은 분 있으시면 나오시고 오늘 이거 노래 같이 부르면서 관객과의 대화도 마무리하는 것으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한번 우리 영화를 만들어주신 분들에게 박수 크게.
[T4]
내 인생은 나의 것
내가 결정하는 것
그 누구도 나의 의지 앗아갈 수는 없네
내 인생은 나의 것
내가 결정하는 것
빼앗길 수는 없네
국가는 우리 삶 외면하고 수많은 죽음을 방치하네
방밖으로 시설 밖으로 나와 우리는 이제 살고 싶습니다.
우리를 가두지 마십시오
우리를 죽이지 마십시오
우리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39년 T4 사회 대한민국
39년 T4 사회
지금 이곳
내 인생은 나의 것
내가 결정하는 것
그 누구도 나의 의지
앗아갈 수는 없네
내 인생은 나의 것
내가 결정하는 것
빼앗길 수는 없네
국가는 우리 삶 외면하고
수많은 죽음을 방치하네
방밖으로 시설 밖으로 나와
우리는 이제 살고 싶습니다
우리를 가두지 마십시오
우리를 죽이지 마십시오
우리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39년 T4 사회 대한민국
39년 T4 사회 지금 이곳
정한: 안녕하세요? 영화 너무 재미있게 잘 보셨죠, 다들?
저는 사회를 맡은 이정한이라고 하고요. 우리 각자 한번 자기소개를 들어보면 좋을 거 같아서 맨 끝에서부터 한번 인사를 해주시면 어떨까요?
임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임실입니다.
만수: 안녕하세요? 저는 만수입니다.
호경: 저는 장호경이라고 합니다.
정한: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말씀하셨던 것처럼 제도권 교육을 받으시면서 음악에 대해서 뭔가 고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셨는데 또 이렇게 함께 노들노래공장을 하시면서 생각이 바뀌신 게 있으신 거 같아요. 조금 더 길게 노노공을 하시면서 어떤 점들이 기억에 남는지 한번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만수: 영화에서도 잠깐 말씀을 드렸는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 진행이, 노래로 나올 때가 많은데 그게 다 되게 좋은 노래로 매주 나오는 것을 보고 아, 역시 창작은 마음대로 하는 게 최고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정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한번 임실님께도 질문을 드려보고 싶어요. 임실님, 노들노래공장 어떠셨어요? 좋으셨어요?
임실: 네.
정한: 영화 보면서 기억에 남으시는 거 혹시 있으세요?
임실: 이야기하는 거요.
정한: 이야기? 어떤 이야기가 좀 기억에 남으셨어요?
임실: 저에 대한 이야기요.
정한: 그러게요. 그러면 이야기하셨던 것 중에 노래로 만들어진 가사들도 있잖아요. 어떤 노래를 제일 좋아하세요?
임실: 어떤 노래요? 미안해 친구야.
정한: 좋아하시는 노래가 자꾸 바뀌시네요. 엊그제는 T4라고 하셨어요. 이따 우리 한번 같이 불러볼까요, 이따? 지금 말고 조금 이따 한번 같이 노래 불러봐요. 어떤 노래 같이 부를지 한번 생각해봐 주세요. 천천히 한번 생각해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 다음으로 장호경 감독님께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복수 3부작이라고 또 영화를 유명하게 만드셨는데요. 장호경 감독님이 권리중심 3부작을 만드셨습니다.
아까 했던 우리는 노동자다, 그리고 일로만난 사이, 그리고 또 오늘 이렇게 세 번째에 같이 봤던 우리가 함께 부르는 노래.
이렇게 영화를 세 가지 만드셨는데 2020년인가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영화를 찍어오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처음에 노동자들을 만났을 때 어색하기도 했을 거 같고 시간이 지나면서 되게 관계가 깊어지기도 했을 거 같은데 처음에는 노동자들과 어떠셨는지, 영화를 찍으면서. 어떤 에피소드가 있는지 이런 걸 여쭤보고 싶습니다.
호경: 그런데 제가 노들야학의 권리중심일자리 하시는 노동자분들을 사실은 그 전부터 많이 촬영도 하고 관계가 있었어요, 낮 수업 하실 때부터. 인강원 분들이 낮수업 처음 시작하실 때부터 제가 촬영도 많이 하고 이렇게 많이 찾아서 아는 척도 하고 친해지려고 했던 게 있어서 사실 뭐 제가 이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더 관계가 깊어졌다, 사실 그런 건 이제 별로 없는 거 같은데. 그런데 다만 다른 것은 그 전에는 사실은 이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그리고 이렇게 상영되면서 자신의 얼굴이 나오면서 그것을 더 좋아하신다. 나보다는. 아, 쟤가 오면 내 얼굴 찍어준다. 그다음에 내 얼굴 찍어주면 영화가 된다. 이걸 아시는 거 같고 그래서 반겨주신 거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저는 인상적이었던 건 성숙 언니가 저한테 감독님이라고 말씀을 안 하시고 저한테 당근님, 당근님 이러시거든요. 그게 좀 기억에 남는다.
정한: 왜 당근님이라고? 발음이 비슷해요?
호경: 그냥 발음을 그렇게 하시는 거 같아요. 너무 좋은 이름인 거 같다.
정한: 그러게요. 또 좋은 별명이 하나 생긴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저는 약간 가까이에서 본 게 부럽기도 하고 영화를 찍는다는 핑계로 또 좋은 동지들과 만나게 되기도 하는 거 같아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노래 만드는 과정도 영화로 봤을 때도 되게 재미있었는데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 이런 부러움도 살짝 생기는 거 같습니다. 그런 거 같고요. 다음으로 또 혹시 궁금하시면 관객석에서도 의사를 주시면 질문 전달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임실: 선생님! 노래 잘 부르세요?
정한: 저 노래 잘 부르냐고요? 저 음치라서 노래를 잘 못 불러요. 그래도 이따 한번 같이 불러볼까요? 알겠습니다. 그래요.
만수: 임실님이 가르쳐주셔야겠어요.
정한: 그러게요. 가르쳐주셔야겠어요. 정말 훌륭한 노동자시네요. 본인의 사명을 다해주시는, 알겠습니다.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또 임실님이 여러 가지 좋아하는 것들이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어떤 음식도 좋아하고 노래도 좋아하고 그랬었는데요. 권리중심 일자리 하시면서 누구랑 제일 친하셨어요? 어떤 사람이요?
임실: 승연이요.
정한: 승연, 승연님도 와 계세요? 혹시 어디 계시죠? 반갑습니다. 승연 님 이따 같이 노래 불러요,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또 노래 부르실 때 어떤 게 제일, 왜 노래가 좋으세요?
임실: 재미있으니까요.
정한: 재미있어요? 그러게요. 사는 게 재미있고 또 노래 부르는 게 재미있는 거 같아요. 제가 원래 만수님이 어떤 일을 하셨는지 잘 몰랐었거든요. 그런데 저 영화 보고 나서 찾아보고 이러다 알게 됐어요. 되게 큰 변화가 있으셨겠다. 노노공을 하기 전과 노노공을 하고 난 이후로 되게 많은 변화가 있었을 거 같아요. 우리 또 발달장애인과 장애인 당사자의 노래가 어떠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노동으로서 어떤 가치가 있을지 같은 게 좀 궁금합니다.
만수: 말을 잘해야 할 텐데.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일까? 장애인과 함께 만드는 여러 작업이 있잖아요.
그런데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지만 내가 참여하고 있는 작업이 어떤 작업인지를 이해하고 함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안 그런 경우도 왕왕 있는 거 같아요. 노노공 할 때도 그것을 집중해서 하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어떤 노래를 만들고 있고 그 노래를 왜 만들고 이 노래를 만든 다음에 우리가 또 불러보고 모두 다 같이 참여해서 만드는 작업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제일 인상 깊었던 게 저도 각자한테 어떻게 생각하는지 막 질문도 하고 또 직접 음을 붙여달라고 요청도 하시고 그러면서 모두가 다 참여하는 그런 방식으로 또 노래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정한: 그런 방식으로 다 각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거 같아서 뭔가 제 그냥, 흔히 생각하기로는 약간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여기에 따라서 배울 수 있게 가르치는 방식이 되지 않고 직접 원하시는 음을, 원하시는 가사를 모아서 만드는 게 되게 의미가 있었던 거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호경: 제가 좀 덧붙여서 만수 쌤의 말씀에 제가 약간 더 덧붙이자면 제가 이 노노공 수업을 사실은 작년, 재작년. 그러니까 두 번째 작품, 일로 만난 사이를 만들 때 처음 이 수업에 참관하고 촬영했어요. 그런데 너무 매력을 느낀 거예요, 제가. 어떤 것에 매력을 느꼈냐 하면 이게 발달장애인 노동자분들이 그냥 뭐 노래 불러보세요, 이러면 사실 비장애인 입장에서는 혹은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흘려들을 수 있는 어떤 음가들을 되게 기가 막히게 만수쌤이 딱 캐치하셔서 노래로 만드시는 거예요.이 수업, 이 일자리 너무 매력있다. 약간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일로 만난 사이의 콘셉트와 기획과 많이 맞지 않아서 사실 이 이야기를 못했어요, 이 이야기를 못하고 이제 작년에 노들야학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이 이야기를 했더니 너무 좋을 거 같다고 말씀을 하셔서 이 제작을 하게 된 거예요. 저는 사실 이게 이민휘(만수)의 능력인가? 아니면 발달장애인들 노동자분들의 능력인가? 이것은 그때 제가 처음 들었던 아주 낮은 생각이었고 그냥 조금 더 지켜보니 사실은 이것을 되게 의미 있게 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밑작업들이 있구나. 밑작업들이 있고 이것을 의미 있게 봐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의미가 생기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나와서 비장애인들과 어떻게 어울려서 살 것인가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고민하잖아요. 그랬을 때 비장애인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그다음에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들이 이 수업 과정 안에 굉장히 많이 담겨 있다. 이 수업 과정을 잘 들여다보면 그런 것들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이 수업의 전체 과정을 굉장히 자세하게 보여주는 데에 중점을 두려고 노력을 했거든요.
그래서 사실 저는 만수쌤이 아까 말씀하신 것도, 제 생각에는 비장애인 예술가가 발달장애인 예술가와 협업을 할 때 어떤 태도를 가지고 협업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그런 것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맞나요?
만수: 맞아요, 맞아요.
호경: 그래서 발달장애인들을 예술의 테 안에 구겨넣는, 이런 거라든지 발달장애인이 이 정도 하다니 대단하네? 약간 이런 식으로 뭔가 과도하게 평가한다든지. 아니면 뭔가 되게 남달라, 발달장애인이 하니까 되게 남달라, 이런 어떤 이상한 평가들이 아니라 이렇게 함께 만드는 과정. 그리고 이 과정 안에서 각자가 이 결과물에 어떤 노력들을 투여하는가,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한: 말을 너무 잘하세요. 저도 뭔가 깊이 있게 캐치하지 못했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저도 그 수업을 계속 자세히 살피게 되는 거 같고 그리고 이 수업에 마치 있는 것처럼 정말 근거리에서 보는 것 같은,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좀 들었던 거 같아요. 되게 잘 표현을 해주셨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됐습니다.
영화를 보면서는 계속 잊게 됐는데 사실 2023년 마지막 12월의 수업 시간이었잖아요. 노노공으로서 마지막으로 만든 노래였고 지금은 권리중심 일자리가 폐지되면서 어떻게 보면 노들야학에서 했던 권리중심 일자리의 노들노래공장의 마지막 노래를 만들었던 시간인데 그 맥락을 외부에서 보자면 되게 권리중심 일자리의 마지막 시간을 보게 되는 슬픈,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그래서 말인데 오세훈 시장님께 혹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마디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임실: 오세훈 시장님, 일자리 없애지 마세요.
만수: 저희가 그저께 만든 노래가 오세훈 시장님께 보내는 노래거든요? 그것 좀 찾아주세요.
가사를 읽어드리면 좋을 거 같아요.
제목은 싸우자 시장.
가사가 아주 기가 막힙니다.
읽어드릴게요.
오세훈 시장님 싸우자
일자리 없애지 마세요
오세훈 시장님 싸우자
그렇게 살지 마세요
아이고 왜 그렇게 사나
아이고 왜 그렇게 못됐나
장애인도 일할 수 있어요
하루하루 시장님처럼
그러나 당신처럼은 안 해
싫어
우리가 더 잘해
정한: 감사합니다. 진짜 너무 가사가 좋네요.저도 영화 보면서 너무 마음에 와닿았던 가사들이 기억에 많이 나요. 친구야 미안해에서도 시간이 빨리 가, 이런 가사 같은 거. 정말 너무 마음에 와닿았는데 이런 것도 사실 다 같이 만드신 가사이신 거죠? 그러게요, 어떻게 이렇게 임실 님. 어떻게 이렇게 좋은 가사를 쓰세요?
임실: 네.
정한: 노들노래공장으로 몇 년이나 하신 거예요?
임실: 몇 년이요?
정한: 네, 언제부터 하셨어요?
임실: 자립하고 나서요.
정한: 처음 들어오고 나서부터요? 아, 자립하고 나서부터요? 앞으로 계속 노래 부르고 싶으시겠어요. 그러면 우리 같이 노래 부를까요?
임실: 네.
정한: 어떤 노래 부르고 싶으세요?
임실: 미안해 친구야.
정한: 저도 그 노래 너무 좋아해요, 팬이에요. 혹시 질문 다른 거 있으세요? 괜찮으면 노래 틀고 부를 수 있을까요, 한번? 감사합니다.
노래를 같이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해 보면 어떨까요? 노노공, 같이 하시는 분들도 앞에 나와서 같이 노래 부를까요? 노래 부르실 분?
미안해 친구야
용서해줘 친구야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래도 미안해 정말 미안해
사랑한다 친구야 잘살아 친구야 건강해 친구야
시간이 빨리 가 시간이 빨리 가
정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떠셨어요, 노래 같이 부르니까? 저도 너무 좋았어요. 우리 같이 계속 노래 부를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그렇죠?
그래서 혹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으로 전해주시고 마무리를 해볼까요?
임실: 없어요.
정한: 없어요? 그러면 이렇게 끝낼까요? 아니면 노래 하나 더 할까요? 하나 더 해야죠? 하나 더 해야죠. 그렇죠. 해요.
그러면 어떤 노래 부를까요?
임실: T4.
정한: 우리 같이 부르시고 싶은 분 있으시면 나오시고 오늘 이거 노래 같이 부르면서 관객과의 대화도 마무리하는 것으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한번 우리 영화를 만들어주신 분들에게 박수 크게.
[T4]
내 인생은 나의 것
내가 결정하는 것
그 누구도 나의 의지 앗아갈 수는 없네
내 인생은 나의 것
내가 결정하는 것
빼앗길 수는 없네
국가는 우리 삶 외면하고 수많은 죽음을 방치하네
방밖으로 시설 밖으로 나와 우리는 이제 살고 싶습니다.
우리를 가두지 마십시오
우리를 죽이지 마십시오
우리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39년 T4 사회 대한민국
39년 T4 사회
지금 이곳
내 인생은 나의 것
내가 결정하는 것
그 누구도 나의 의지
앗아갈 수는 없네
내 인생은 나의 것
내가 결정하는 것
빼앗길 수는 없네
국가는 우리 삶 외면하고
수많은 죽음을 방치하네
방밖으로 시설 밖으로 나와
우리는 이제 살고 싶습니다
우리를 가두지 마십시오
우리를 죽이지 마십시오
우리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39년 T4 사회 대한민국
39년 T4 사회 지금 이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