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 2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 23.04.29 부대행사 '열차가 어둠을 헤치고' 속기록
사회: 지하철을 왜 타게 되었는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형숙: 개인적으로는 2021년 3일 농성장에서 타자는 제안에 타게됨. 시민들에게 우리가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것을 요구하기 위해 결의. 이렇게 오래 타게될 줄은 몰랐음. 그리고 거시적으로는 우리의 권리를 이야기함. 이동, 활동지원, 교육, 노동, 탈시설 등. 막연해 보이지만 일상에 관한 것. 비장애인에게는 당연하지만 장애인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모든 것.
사회: 시민은 누구인가? 우리도 시민인데, 우리들의 출근길은 어떤지 궁금하다.
애린: 출근길은 힘든 여정. 노동현장에 나가는 것 자체가 모두에게 힘들지만 장애인은 이동하는 것 자체가 힘듦. 저는 노원에서 영등포로 출퇴근하는데 4시간 정도 걸림. 환승도 그렇고, 엘레베이터도 비장애인이 많이 타서 기다려야 함. 최근에는 고장이 나거나 공사하는 경우도 많아 돌아가야 함. 그와 별개로 행동을 나갈때는 두렵기도 함. 어떤 혐오와 차별을 맞이할까? 그 와중에 어떻게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할까.
형숙: 사실 초창기에 힘들지만 이제는 그 자리를 지키는 것 만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함. 습관이 되긴 했지만 수요일쯤되면 사실 나가지말까 생각이 들기도 함. 하지만 몸이 먼저 움직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감.
아영: 처음 지하철 투쟁 할 때 전날부터 너무 떨렸음. 그냥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듬. 근데 아침이 되면 2-3배 걸려서 오는 동지들도 있고, 얼마나 열심히 인지 아니 나갈 수 밖에 없었음. 특히 초창기는 이슈가 되지 않아 많이 알려지지도 않음. 언론보도도 없어서 누군가는 기록해야 겠다고 생각. 중반부터 삭발투쟁이 시작하면서는 힘을 많이 받아 더 열심히 하게 됨.
다운: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모든 사람이 힘들 것. 저는 특히 잠이 많아 지하철 투쟁 전에도 알람을 여러 개 맞췄었는데 “나는 전장연 활동가”다 하며 일어남. 사회구성원이라면 모두 무언가를 외칠 것. 최근에는 지하철행동 이후 많이 나간 사람, 최고가 되기 위해 나가고 있음.
사회: 영화의 이름이 가진 의미는?
아영: 지하철 타기 시작하기 전 20년의 역사를 보면 어떤 차별을 받았는가와 함께 어떻게 제도를 만들어왔는지도 담겨 있음. 많은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부족한 현실에 비추어 지하철에서 마주하는 차별과 혐오를 보면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제도와 예산도 위태롭겠구나 생각. 그리고 결국 지역사회에 살아가기 위해 시민을 강조하고 싶었음. 반갑습니다는 우리가 행동을 할 때 만나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생각. 주류 사회의 사람들. 그 당연한 출근길에 배제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주류 사회에 장애인이 등장했다는 의미. 인사를 하고 균열을 냈다고 생각함. 한편으로는 이 모든 사회를 바꾸기 위한 행동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환대의 의미.
사회: 지하철에 장애인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닌데 처음 등장했던 2001년과 지금의 차이는?
애린: 2001년, 2002년에도 지하철투쟁을 했는데 가장 큰 차이는 잘 모르겠음. 그때도 같이 살자고, 여기 있다고 외친건데 시민들과 많이 부딪힘. 여전히 장애인이 시민에 속하지 않음. 모난 돌, 송곳처럼 사회에 취급받음. 이 사회는 그것을 감출려고, 숨길려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 함께 산다는 것의 답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음.
사회: 정다운 활동가는 별도 인터뷰를 했다고 들었는데, 통편집 됨. 최고를 꿈꾸는 다운 활동가는 그 때 어떠한 이야기를 했는지?
다운: 크레딧에 이름이 들어갔는데 기만이라고 생각.
아영: 원래 뺏었는데 그래도 인터뷰를 했으니 넣자는 의견이 있었음.
다운: 욕을 먹다보면 무서운 마음이 생기기도 하는데, 비장애인이라기 보다 여성 등에 대해 사회는 더 많이 혐오하고 대상화하는데 그런 것들이 두려웠음.
이 투쟁에 대해서는 의제, 화자 그리고 이를 둘러싼 환경이 맞물려져 폭발적으로 의미를 가지게 되지 않았나 생각.
화가 나는 게 왜 적냐는 질문에 답도 했는데, 사실 오래 활동을 하며 차별과 혐오에 역치가 올라간 듯. 하지만 다양한 경로가 있음에도 이 투쟁을 지속하고 있는 대표님들이 기기 투쟁 등 존엄을 내려놓을 때는 화가 나고 대단한 분들이라고 답을 함.
관객(질문): 많은 요구안 중에 한 가지 요구안이 올해 안에 완전히 해결된다고 하면 무엇을 선택하고 싶은지?
다운: 한 개가 문장만 안 끝나면 되는 것 아닌지? 그렇게 복잡히 생각하지 않는다면 예산 책정 방식을 이야기하고 싶음. 책정 과정에는 장애인의 이야기가 포함되지 못함. 그나마 지하철 행동으로 악이라고 넣은 것임. 그래서 장애세라고 하는, 내가 비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의 문제를 사회의 문제로 인식하고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면, 국회에 통과된다면 괜찮을 것 같음.
관객(질문): 지금은 영상활동가지만 현장활동도 많이 하시는데, 현장의 그리움이 들었던 적이 있는지?
아영: 공개적인 투쟁과 긴급하게 가는, 초대받지 않는 보안이 중요한 투쟁이 있음. 그럴 때 촬영하러 가면 활동가들이 끌려나오게 되는데 저는 카메라가 있어 경찰이 잘 손대지는 않음. 그래서 보통 이형숙 대표님과 마지막까지 있는데 그 때 폭력을 당하는 이형숙 대표님을 보며 내가 카메라를 내려놔야 하나, 어디까지 언제까지 찍어야 하나 고민이 듦. 그 순간인 거 같음.
관객(질문): 활동을 하며 한 번도 재미가 없던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한 번이라도 없었는지? 있었다면?
형숙: 원래 투쟁의 목표와 계획이 있었는데 갑자기 중지하라고 할 때.
관객(질문): 노들야학 학생 때 수업과 투쟁의 병행을 고민하셨었는데, 투쟁을 왕성히 하는 지금 어떻게 생각하는지?
애린: 당시는 공부를 해서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할 수 있겠다 생각해서 야학에 왔는데 시위를 진짜 많이 갔음. 그런데 야학에서 처음 많은 장애인을 만난 것 같음. 그 전에는 그 존재를 몰랐음. 야학에 와서 만난 모든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살아야한다는 확고한 뜻이 있었던 것 같음. 이후 비장애인-장애인 통합교육을 하는 최초의 전문대에 들어갔는데 장애인을 경쟁과 차별로 밀어넣는 환경을 보며 계속 투쟁해야겠다고 생각.
사회: 지하철 투쟁의 전망과 함께 시민들에게 마지막 당부인사가 있는지?
다운: 이 정권 안에서는 계속 해야하지 않을지? 이제 4년밖에 안남음. 그래서 계속 하게 될텐데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함. 99%가 아니라 1%만 바뀌어도 사회가 바뀔 수 있음. 시민들이 스스로의 권한을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함.
아영: 세번째 만들어졌을 때는 뭔가 달라지는 상황들이 감길 것 같은데, 그때는 시민의 힘이 모아질 때가 아닐 지
형숙: 최근 518 광주 지하철 이야기도 했는데, 그래서 누가 거기서도 타냐고 했는데 지금은 지하철이 가장 목소리가 크게 닿는 곳인 것 같음. 계속 될텐데 우리는 거기 있을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연대해주시면 됩니다.
애린: 시민여러분 반갑습니다로 인삿말을 하고, 들어주십시오하고 끝을 맺음. 우리는 모두 시간이 지나며 약해짐. 그러면 배제당하고, 차별당하고, 시설에서 삶을 마감하세 될 지 모름. 지금의 투쟁은 장애인만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함께 살아가자는 투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