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영화 재미있게 보셨나요? 2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 오신 관객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방금 보신 개막작 장주희 감독님의 '장애인, 미디어, 교육' GV 사회를 맡은 비마이너 하민지 기자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영화 재밌게 보셨어요? 저는 선정작 심사할 때 이 영화를 보고 심사평에 이렇게 썼어요.
“이 영화가 선정되지 않으면 마로니에공원에서 무기한 농성을 하겠다.”
이렇게 쓰기도 했는데요.
‘내가 찾던 장애인인권영화가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되게 짜릿하더라고요.
관객분들도 재미있게 보셨을 것 같은데요.
지금 이 자리에 감독님과 배우분들이 오셨어요.
지금 등장하고 계신데요. 뜨거운 박수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오늘 처음 뵙는데요. 한 분씩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장애인미디어교육강사로 영화를 연출하게 된 장주희라고 하고요. 현재는 김포여성의 전화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출연하게 된 정지연입니다.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부성필: 안녕하세요? 원주영상미디어센터 극영화 제작교육 주 강사를 맡은 출연도 한 부성필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사회자: 다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 멋진 작품에 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열연을 펼쳐주신 민영, 지연 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먼저 지연 님께 질문을 드릴게요.
영화에서 여러분 기억나시죠? 무릎을 탁탁 치면서 "이게 니샷이야" 했던 분이
지연 배우님이시거든요. 저는 이걸 보면서 뭔가 비장애인 중심교육을 펼치는 강사 앞에서 니샷의 의미를 뒤집었잖아요. 무릎에 올려놓고 찍는 게 니샷이다. 이렇게 뭔가 장애인의 의미로 재해석을 한 것 같았어요. 교육이든 어떤 약속이든. 그래서 강사도 마지막에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아, 니샷' 이렇게 하잖아요. 지연 님이 니샷 씬을 연기하실 때 이 장면이 어떻게 와닿았는지, 어떻게 와닿아서 어떤 마음으로 연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지연: 니샷을 찍었을 때 그게 무릎샷이라고 감독님이 이야기하시는 바람에 많이 고민을 했고요.
이 니샷을 찍었을 때 제가 툭 친 건 그걸 표현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이걸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찍은 것 같고요.
-사회자: 그러면 툭 치신 건 감독님의 어떤 디렉션이라고 하죠, 연기 지도가 없이 지연 님이 연기를 하실 때 그냥 툭 치신 거예요?
-정지연: 네, 그렇습니다.
-사회자: 너무 멋지시네요. 그러면 아까 니샷 씬 장면에서 비장애인 중심 교육의 의미를 뒤집고 뭔가 장애인 중심의 의미로 뒤집은 것 같은 그런 느낌도 들었는데 지연님은 어떠셨어요?
-정지연: 저도 그걸 찍으면서 저도 발달장애인으로서 있다 보니까 영화에 많이 표현하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기도 해서 고민을 많이 했고요.
찍으면서 저도 표현을 제대로 해야지 이게 저희에 맞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그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자: 답변 너무 감사합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우리 민영 배우님께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분노하는 열연을 펼쳐주셨어요. 여러분 기억나시죠? "누구랑 약속했는데요?" 이렇게 분노해주셨잖아요. 이렇게 강사에게 따져 묻는 연기를 펼쳐주셨는데 제가 볼 때는 뭔가 장애인 차별사회에 저항하는 그런 느낌도 들었거든요. 뭔가 비장애인들끼리 장애인을 배제하고 자기들끼리 "이거 약속이야. 너네들도 지켜." 장애인에게 강요하잖아요. 그런 강요하는 사회에 화를 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속이 시원하기도 했는데, 이 장면에서 어떤 마음이셨는지 연기하실 때 또 어떻게 와닿으셨는지 그런 것들이 궁금합니다.
-이민영: 사회에서 처음부터 약자들한테 초점에 맞춰져 있으며, 비장애인 배려 없이. 그런 점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과 소통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사회가 처음부터 소통을 하였으면 서로 입장 차이가 좁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회자: 박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민영 배우님 멋진 답변 너무 감사합니다.
장애인을 배제하고, 배려하지 않고 비장애인끼리만 소통하고 장애인과 소통하지 않는 그런 사회가 문제라고 지적을 해주셨어요. 그러면 그렇게 장애인을 배제하고 장애인과 소통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분노를 담아서 그런 열연을 펼쳐주신 걸까요?
-이민영: 네, 맞습니다.
-사회자: 감사합니다. 그러면 이제 우리 제일 오른쪽에 관객분들 보시는 방향으로 오른쪽에 앉아 계신 성필 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강사 역할로 열연을 또 해주셨잖아요. 크레딧을 보니까 성필님이 연기만 하신 게 아니라 어깨너머라는 그룹의 소속으로 미디어교육도 하시고, 이번 작품의 기획과 구성에도 참여하셨더라고요. 그래서 어깨너머가 어떤 팀인지 궁금하고요.
이번 작품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부성필: 어깨너머는 제가 다큐멘터리 제작하는 사람이라서 개인사업자로 만들어서 원주에서 활동하려고 만든 개인사업자고요.
다큐멘터리가 어깨너머로 보는 거니까 약간 그런 뜻으로 지은 거고. 기획하게 된 건 제가 아무래도 장애인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만들다 보니까 이런 미디어교육 제안이 많이 들어오거든요. 장애인 미디어교육에 대한 제안이. 그런데 들어올 때마다 다큐멘터리 같은 거 가르쳐드리는 걸 한 것 같고.
다큐멘터리니까 다큐멘터리를 한 것 같고.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얼마나 더 새로워야 되나. 그동안 장애인 미디어교육은 잘 됐길래 새로운 걸 하려고 하나?
그리고 너는 장애인 미디어교육을 얼마나 잘했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차라리 나를 까자.' 그런 느낌으로 하게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자: 그러면 영상 속에 나왔던 강의장면 같은 것들이 평소에 성필님이 강의하시던 모습을 재현한 것인가요?
-부성필: 평소에 저는 그렇게 하지는 않고요. (웃음)
-사회자: 그러면 약간 뭔가 비장애인 중심의 교육 같은 걸 보여주시기 위해서 약간 극적인 요소를 조금 더 넣으신 걸까요?
-부성필: 그건 장주희 감독님한테 물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회자: 나를 까자라고 하시길래 뭔가 자기반성적인 게...
-부성필: 그런 제 기획이랑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감독님이 2년간 실무자로 근무하셨어요. 같이 기획을 한 거라서 그게 더해져서, 네.
-사회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감독님께 여쭤볼게요. 원주센터에서 활동가로 근무하신 거예요?
-장주희: 저는 자립주택 코디네이터로 일했고요. 지연님이 첫 입주자분이어서 2년 동안 같이 자립주택 지원을 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사회자: 그러면 이 작품을 기획하시면서 성필님도 장애인 관련 다큐멘터리를 쭉 제작해오신 경험이 있고 감독님도 현장에서 근무하신 경험이 있으셨던 거네요.
평소에 보고 들은 그런 경험을 토대로 기획하시게 된 걸까요?
-장주희: 네, 우선 저는 센터에서 교육 담당자는 아니었고요. 제가 사실 영화를 전공했었고
그 이후에 이런 일을 하게 되면서 제가 배워왔던 영상언어들이 되게 차별적이고 어떤 비장애인 중심의 이런 것들로 다 구성돼 있다는 걸 알면서 '내가 잘못 영화를 배웠나?' 이런 생각도 했었거든요.
그리고 외부에서 교육을 오시면 더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서 하시는데, 사실 장비의 한계라든지 아니면 시간적 한계라든지. 그리고 뭔가 호흡을 맞춰가면서 서로 조율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이 없다 보니까 계량적인 수업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정해진 것들만. 선생님들도 워낙 그런 것에 잘 참여해주시지만 한편으로 지루해하실 때도 많거든요. 그때 의견을 주셨던 게 미디어센터 쪽에 자기들 배우로 잘 해볼 수 있다. 자기들 끼가 넘친다 이런 얘기를 해주시니까 그걸 소재 삼아서 극영화가 됐고요. 아무래도 제가 극영화를 대학교 때 찍어본 경험이 없어서 부성필 감독님이 의견을 주셨고.
-사회자: 말씀 감사합니다. 어쩐지 연기들을 다들 너무 훌륭하게 잘하시더라고요.
여러분 우리 감독님 말씀 중에 극영화라는 것은 지어낸 이야기라는 뜻이에요.
다큐멘터리는 실제 있는 일을 촬영한다면, 극영화라는 것은 지어낸 이야기를 뜻합니다.
맞죠, 감독님?
-장주희: 맞습니다.
-사회자: 여러분 영화 끝까지 관찰력 있게 보신 분은 아실 텐데, 영화 마지막에 쿠키영상처럼 나오는 짧은 영상에서 강사가 "여러분 뭐하세요?" 이렇게 물어보니까 토론 프로그램을 시청하시던 분들이 "저희 영화 보고 있어요."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저는 이 장면이 너무 좋아서 제가 인권평을 쓸 때 제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기도 했는데요. 감독님의 분석이나 그 장면을 넣은 기획 의도 같은 것도 궁금합니다. 이 장면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을 해주시면 좋겠고.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함께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주희: 사실 제가 이걸 어쨌든 강의로 같이 모든 사람이 참여해서 작업한 거기 때문에 개인적인 피드백이나 이런 건 받아본 경험이 많이 없어요. 그런데 많이 들었던 얘기가, 이거 다큐멘터리 아니냐고. 아니면 실제 있었던 일을 재구성한 거 아니냐는 얘기가 많으셨거든요. 연기를 잘하셔서 이게 연출된 장면인지 잘 모르겠다는 분도 계셨는데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저는 좀 웃겼던 게, 장애인이 나오면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실제 장애인을 연기하는 건 다 비장애인 배우들뿐이고 장애인은 다큐멘터리 안에서만 보니까 이 사람들 나오면 그냥 다큐멘터리구나 하고 자동적으로 뭔가 뇌리에 박혀 있는 게 아닌가.
그러면서 제가 이걸 편집하다 보니까 어쨌든 선생님들이 다 개인만의 원래 성격을 반영시켜서 극을 쓴 거거든요. 근데 아무래도 제가 장애인 교육권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나 이런 것들을 잘 표현하려다 보니까 이분들을 어떤 에피소드로 하나를 뭉뚱그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영화를 만든 게 아니라 또다시 장애인들을 사회적 시선으로 재현한 건 아닌가 하는 저만의 약간 자기검열이 들어오더라고요. NG 장면을 보다 보니까 희철 선생님이 사실 거기서 아무 대사가 없으신데 갑자기 "영화 보고 있는데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이분들이 자기들의 영화를 만들고 있구나 하는 감정에 충실해서 그렇게 말한 거 아닌가 싶어서 그건 꼭 쓰고 싶더라고요. 저희가 찍은 장면 중 영화 안 인물과 관객이 마주할 수 있는 장면은 그 한 장면밖에 없거든요. 이걸 보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다큐 안에만 있는 게 아니고 당신들이 보고 있는 건 영화다라는 좀 깨우침 같은 것, 그리고 시간적으로 모자랐던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서 원래 의도한 게 절대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사회자: 너무 멋집니다. 박수 주세요. 이렇게 섬세하게 고민하셔서 만들어진 작품이었다는 걸 또 깨닫고. 방금 제가 배우분들과 감독님 말씀을 들으면서 두 번 심쿵을 했는데.
한 번은 연기를 하겠다, 연기 잘하겠다. 내가 배우로 하겠다 했던 말씀이랑.
방금 하셨던 말씀. 토론 프로그램 장면을 보면 토론 프로그램 보시는 분들이 다 스크린 빛을 받고 있잖아요. 관객과 마주하면서. 그 상태에서 우리 영화보고 있어요라는 그 장면의 의미를 말씀해주셨는데 심쿵했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작품에 입덕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러면 저희에게 허락된 시간이 한 30분 정도인데 혹시 몇 분이 남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8분이 남아 있나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한 분씩 말씀을 듣고 싶은데요. 특별한 질문은 아니고요. 자유발언 비슷하게, 이 영화를 같이 만드신 거잖아요, 여기 계신 분들이. 지금 나오신 네 분이 함께 만드신 건데 영화 만드시면서 어떠셨는지, 혹은 관객 여러분 계신데 관객 여러분께 하고 싶으신 말씀 있는지 자유롭게 한 분씩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지연 배우님부터 해주실까요?
-정지연: 저는 이 영화를 만들 때는 저희가 실수도 많이 하고 여러 번 찍은 흔적도 있어서 추억이 많이 남는 것 같고요. 저희가 투쟁 중이잖아요. 안 되는 게 이동권이나 자립주택이나 그런 게 안 되는 게 너무 많고 교육권도 안 되는 게 많기 때문에 그런 걸 많이 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하면서 부족한 점도 많지만 그래도 많이 무대를 다니고 많이 발전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박수 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민영 배우님 말씀 들을 수 있을까요?
-우리의 천천한 발 속도와 함께 천천히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민영 배우님께 다시 한번 박수 부탁드립니다. 오늘 메이크업을 아름답게 하고 오셨어요. 너무 아름다우신데요. 감독님 말씀 부탁드릴게요.
-장주희: 많이 떨리고, 추워서 떨리는지 모르겠는데. 사고가 나서 마음이 편해졌는데. 감사하고요. 남은 영화도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박수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강사로 열연해주시고 또 작품을 함께 기획하신 성필님 말씀 듣겠습니다.
-부성필: 다큐멘터리 한 지 8년 정도 됐는데요.
요새는 무조건 심하긴 심한데 대놓고 차별은 하지 않는데 같이 살지는 않는 느낌이에요.
약간 요새 그런 걸 많이 개인적으로 느끼는데요.
진짜 저는 장주희 감독이 대학교 때 영화학과를 나왔는데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게 된 게 되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제가 만난 사람으로서.
-장주희: 운이 좋았습니다.
-부성필: 저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개막작에 트는 게 최고의 영예라고 생각하는데.
함께 살았던 사람이니까 이런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것 같거든요.
좀 더 그런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나, 함께 사는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회자: 박수 부탁드립니다. 말씀을 들어보니까 연기를 잘하시는 배우님들과
또 현장에 가까이 계셨던 감독님,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오래 찍어오시면서
장애와 관련된 현장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동료, 이렇게 훌륭한 분들이 모이셔서
너무 좋은 작품이 나온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개막작 선정될 수 있게 제가 적극 의견을 냈어요.
-정지연: 감사합니다.
-사회자: 이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여러분 이 작품 너무 멋지죠? 내일 오후 5시 30분에 실내에서도 상영이 될 예정이거든요. 거기서도 한번 더 봐주시면 좋겠고요. 우리 감독님, 배우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같이 섞여 들어서 사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존재가 낯설지 않고 너무 당연하게 인식이 되도록 함께 사는 세상에 여기 관객 여러분 다 함께해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 이상으로 GV를 마치겠습니다. 감사드리고요.
영화제는 토요일까지 진행됩니다. 상영시간표 잘 확인하셔서 남은 영화제도 만끽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원주에서 강원도에서 오신 감독님, 배우분들께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사회자: 영화 재미있게 보셨나요? 2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 오신 관객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방금 보신 개막작 장주희 감독님의 '장애인, 미디어, 교육' GV 사회를 맡은 비마이너 하민지 기자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영화 재밌게 보셨어요? 저는 선정작 심사할 때 이 영화를 보고 심사평에 이렇게 썼어요.
“이 영화가 선정되지 않으면 마로니에공원에서 무기한 농성을 하겠다.”
이렇게 쓰기도 했는데요.
‘내가 찾던 장애인인권영화가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되게 짜릿하더라고요.
관객분들도 재미있게 보셨을 것 같은데요.
지금 이 자리에 감독님과 배우분들이 오셨어요.
지금 등장하고 계신데요. 뜨거운 박수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오늘 처음 뵙는데요. 한 분씩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장애인미디어교육강사로 영화를 연출하게 된 장주희라고 하고요. 현재는 김포여성의 전화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출연하게 된 정지연입니다.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부성필: 안녕하세요? 원주영상미디어센터 극영화 제작교육 주 강사를 맡은 출연도 한 부성필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사회자: 다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 멋진 작품에 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열연을 펼쳐주신 민영, 지연 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먼저 지연 님께 질문을 드릴게요.
영화에서 여러분 기억나시죠? 무릎을 탁탁 치면서 "이게 니샷이야" 했던 분이
지연 배우님이시거든요. 저는 이걸 보면서 뭔가 비장애인 중심교육을 펼치는 강사 앞에서 니샷의 의미를 뒤집었잖아요. 무릎에 올려놓고 찍는 게 니샷이다. 이렇게 뭔가 장애인의 의미로 재해석을 한 것 같았어요. 교육이든 어떤 약속이든. 그래서 강사도 마지막에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아, 니샷' 이렇게 하잖아요. 지연 님이 니샷 씬을 연기하실 때 이 장면이 어떻게 와닿았는지, 어떻게 와닿아서 어떤 마음으로 연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지연: 니샷을 찍었을 때 그게 무릎샷이라고 감독님이 이야기하시는 바람에 많이 고민을 했고요.
이 니샷을 찍었을 때 제가 툭 친 건 그걸 표현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이걸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찍은 것 같고요.
-사회자: 그러면 툭 치신 건 감독님의 어떤 디렉션이라고 하죠, 연기 지도가 없이 지연 님이 연기를 하실 때 그냥 툭 치신 거예요?
-정지연: 네, 그렇습니다.
-사회자: 너무 멋지시네요. 그러면 아까 니샷 씬 장면에서 비장애인 중심 교육의 의미를 뒤집고 뭔가 장애인 중심의 의미로 뒤집은 것 같은 그런 느낌도 들었는데 지연님은 어떠셨어요?
-정지연: 저도 그걸 찍으면서 저도 발달장애인으로서 있다 보니까 영화에 많이 표현하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기도 해서 고민을 많이 했고요.
찍으면서 저도 표현을 제대로 해야지 이게 저희에 맞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그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자: 답변 너무 감사합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우리 민영 배우님께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분노하는 열연을 펼쳐주셨어요. 여러분 기억나시죠? "누구랑 약속했는데요?" 이렇게 분노해주셨잖아요. 이렇게 강사에게 따져 묻는 연기를 펼쳐주셨는데 제가 볼 때는 뭔가 장애인 차별사회에 저항하는 그런 느낌도 들었거든요. 뭔가 비장애인들끼리 장애인을 배제하고 자기들끼리 "이거 약속이야. 너네들도 지켜." 장애인에게 강요하잖아요. 그런 강요하는 사회에 화를 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속이 시원하기도 했는데, 이 장면에서 어떤 마음이셨는지 연기하실 때 또 어떻게 와닿으셨는지 그런 것들이 궁금합니다.
-이민영: 사회에서 처음부터 약자들한테 초점에 맞춰져 있으며, 비장애인 배려 없이. 그런 점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과 소통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사회가 처음부터 소통을 하였으면 서로 입장 차이가 좁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회자: 박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민영 배우님 멋진 답변 너무 감사합니다.
장애인을 배제하고, 배려하지 않고 비장애인끼리만 소통하고 장애인과 소통하지 않는 그런 사회가 문제라고 지적을 해주셨어요. 그러면 그렇게 장애인을 배제하고 장애인과 소통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분노를 담아서 그런 열연을 펼쳐주신 걸까요?
-이민영: 네, 맞습니다.
-사회자: 감사합니다. 그러면 이제 우리 제일 오른쪽에 관객분들 보시는 방향으로 오른쪽에 앉아 계신 성필 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강사 역할로 열연을 또 해주셨잖아요. 크레딧을 보니까 성필님이 연기만 하신 게 아니라 어깨너머라는 그룹의 소속으로 미디어교육도 하시고, 이번 작품의 기획과 구성에도 참여하셨더라고요. 그래서 어깨너머가 어떤 팀인지 궁금하고요.
이번 작품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부성필: 어깨너머는 제가 다큐멘터리 제작하는 사람이라서 개인사업자로 만들어서 원주에서 활동하려고 만든 개인사업자고요.
다큐멘터리가 어깨너머로 보는 거니까 약간 그런 뜻으로 지은 거고. 기획하게 된 건 제가 아무래도 장애인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만들다 보니까 이런 미디어교육 제안이 많이 들어오거든요. 장애인 미디어교육에 대한 제안이. 그런데 들어올 때마다 다큐멘터리 같은 거 가르쳐드리는 걸 한 것 같고.
다큐멘터리니까 다큐멘터리를 한 것 같고.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얼마나 더 새로워야 되나. 그동안 장애인 미디어교육은 잘 됐길래 새로운 걸 하려고 하나?
그리고 너는 장애인 미디어교육을 얼마나 잘했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차라리 나를 까자.' 그런 느낌으로 하게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자: 그러면 영상 속에 나왔던 강의장면 같은 것들이 평소에 성필님이 강의하시던 모습을 재현한 것인가요?
-부성필: 평소에 저는 그렇게 하지는 않고요. (웃음)
-사회자: 그러면 약간 뭔가 비장애인 중심의 교육 같은 걸 보여주시기 위해서 약간 극적인 요소를 조금 더 넣으신 걸까요?
-부성필: 그건 장주희 감독님한테 물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회자: 나를 까자라고 하시길래 뭔가 자기반성적인 게...
-부성필: 그런 제 기획이랑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감독님이 2년간 실무자로 근무하셨어요. 같이 기획을 한 거라서 그게 더해져서, 네.
-사회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감독님께 여쭤볼게요. 원주센터에서 활동가로 근무하신 거예요?
-장주희: 저는 자립주택 코디네이터로 일했고요. 지연님이 첫 입주자분이어서 2년 동안 같이 자립주택 지원을 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사회자: 그러면 이 작품을 기획하시면서 성필님도 장애인 관련 다큐멘터리를 쭉 제작해오신 경험이 있고 감독님도 현장에서 근무하신 경험이 있으셨던 거네요.
평소에 보고 들은 그런 경험을 토대로 기획하시게 된 걸까요?
-장주희: 네, 우선 저는 센터에서 교육 담당자는 아니었고요. 제가 사실 영화를 전공했었고
그 이후에 이런 일을 하게 되면서 제가 배워왔던 영상언어들이 되게 차별적이고 어떤 비장애인 중심의 이런 것들로 다 구성돼 있다는 걸 알면서 '내가 잘못 영화를 배웠나?' 이런 생각도 했었거든요.
그리고 외부에서 교육을 오시면 더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서 하시는데, 사실 장비의 한계라든지 아니면 시간적 한계라든지. 그리고 뭔가 호흡을 맞춰가면서 서로 조율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이 없다 보니까 계량적인 수업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정해진 것들만. 선생님들도 워낙 그런 것에 잘 참여해주시지만 한편으로 지루해하실 때도 많거든요. 그때 의견을 주셨던 게 미디어센터 쪽에 자기들 배우로 잘 해볼 수 있다. 자기들 끼가 넘친다 이런 얘기를 해주시니까 그걸 소재 삼아서 극영화가 됐고요. 아무래도 제가 극영화를 대학교 때 찍어본 경험이 없어서 부성필 감독님이 의견을 주셨고.
-사회자: 말씀 감사합니다. 어쩐지 연기들을 다들 너무 훌륭하게 잘하시더라고요.
여러분 우리 감독님 말씀 중에 극영화라는 것은 지어낸 이야기라는 뜻이에요.
다큐멘터리는 실제 있는 일을 촬영한다면, 극영화라는 것은 지어낸 이야기를 뜻합니다.
맞죠, 감독님?
-장주희: 맞습니다.
-사회자: 여러분 영화 끝까지 관찰력 있게 보신 분은 아실 텐데, 영화 마지막에 쿠키영상처럼 나오는 짧은 영상에서 강사가 "여러분 뭐하세요?" 이렇게 물어보니까 토론 프로그램을 시청하시던 분들이 "저희 영화 보고 있어요."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저는 이 장면이 너무 좋아서 제가 인권평을 쓸 때 제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기도 했는데요. 감독님의 분석이나 그 장면을 넣은 기획 의도 같은 것도 궁금합니다. 이 장면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을 해주시면 좋겠고.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함께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주희: 사실 제가 이걸 어쨌든 강의로 같이 모든 사람이 참여해서 작업한 거기 때문에 개인적인 피드백이나 이런 건 받아본 경험이 많이 없어요. 그런데 많이 들었던 얘기가, 이거 다큐멘터리 아니냐고. 아니면 실제 있었던 일을 재구성한 거 아니냐는 얘기가 많으셨거든요. 연기를 잘하셔서 이게 연출된 장면인지 잘 모르겠다는 분도 계셨는데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저는 좀 웃겼던 게, 장애인이 나오면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실제 장애인을 연기하는 건 다 비장애인 배우들뿐이고 장애인은 다큐멘터리 안에서만 보니까 이 사람들 나오면 그냥 다큐멘터리구나 하고 자동적으로 뭔가 뇌리에 박혀 있는 게 아닌가.
그러면서 제가 이걸 편집하다 보니까 어쨌든 선생님들이 다 개인만의 원래 성격을 반영시켜서 극을 쓴 거거든요. 근데 아무래도 제가 장애인 교육권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나 이런 것들을 잘 표현하려다 보니까 이분들을 어떤 에피소드로 하나를 뭉뚱그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영화를 만든 게 아니라 또다시 장애인들을 사회적 시선으로 재현한 건 아닌가 하는 저만의 약간 자기검열이 들어오더라고요. NG 장면을 보다 보니까 희철 선생님이 사실 거기서 아무 대사가 없으신데 갑자기 "영화 보고 있는데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이분들이 자기들의 영화를 만들고 있구나 하는 감정에 충실해서 그렇게 말한 거 아닌가 싶어서 그건 꼭 쓰고 싶더라고요. 저희가 찍은 장면 중 영화 안 인물과 관객이 마주할 수 있는 장면은 그 한 장면밖에 없거든요. 이걸 보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다큐 안에만 있는 게 아니고 당신들이 보고 있는 건 영화다라는 좀 깨우침 같은 것, 그리고 시간적으로 모자랐던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서 원래 의도한 게 절대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사회자: 너무 멋집니다. 박수 주세요. 이렇게 섬세하게 고민하셔서 만들어진 작품이었다는 걸 또 깨닫고. 방금 제가 배우분들과 감독님 말씀을 들으면서 두 번 심쿵을 했는데.
한 번은 연기를 하겠다, 연기 잘하겠다. 내가 배우로 하겠다 했던 말씀이랑.
방금 하셨던 말씀. 토론 프로그램 장면을 보면 토론 프로그램 보시는 분들이 다 스크린 빛을 받고 있잖아요. 관객과 마주하면서. 그 상태에서 우리 영화보고 있어요라는 그 장면의 의미를 말씀해주셨는데 심쿵했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작품에 입덕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러면 저희에게 허락된 시간이 한 30분 정도인데 혹시 몇 분이 남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8분이 남아 있나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한 분씩 말씀을 듣고 싶은데요. 특별한 질문은 아니고요. 자유발언 비슷하게, 이 영화를 같이 만드신 거잖아요, 여기 계신 분들이. 지금 나오신 네 분이 함께 만드신 건데 영화 만드시면서 어떠셨는지, 혹은 관객 여러분 계신데 관객 여러분께 하고 싶으신 말씀 있는지 자유롭게 한 분씩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지연 배우님부터 해주실까요?
-정지연: 저는 이 영화를 만들 때는 저희가 실수도 많이 하고 여러 번 찍은 흔적도 있어서 추억이 많이 남는 것 같고요. 저희가 투쟁 중이잖아요. 안 되는 게 이동권이나 자립주택이나 그런 게 안 되는 게 너무 많고 교육권도 안 되는 게 많기 때문에 그런 걸 많이 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하면서 부족한 점도 많지만 그래도 많이 무대를 다니고 많이 발전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박수 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민영 배우님 말씀 들을 수 있을까요?
-우리의 천천한 발 속도와 함께 천천히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민영 배우님께 다시 한번 박수 부탁드립니다. 오늘 메이크업을 아름답게 하고 오셨어요. 너무 아름다우신데요. 감독님 말씀 부탁드릴게요.
-장주희: 많이 떨리고, 추워서 떨리는지 모르겠는데. 사고가 나서 마음이 편해졌는데. 감사하고요. 남은 영화도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박수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강사로 열연해주시고 또 작품을 함께 기획하신 성필님 말씀 듣겠습니다.
-부성필: 다큐멘터리 한 지 8년 정도 됐는데요.
요새는 무조건 심하긴 심한데 대놓고 차별은 하지 않는데 같이 살지는 않는 느낌이에요.
약간 요새 그런 걸 많이 개인적으로 느끼는데요.
진짜 저는 장주희 감독이 대학교 때 영화학과를 나왔는데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게 된 게 되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제가 만난 사람으로서.
-장주희: 운이 좋았습니다.
-부성필: 저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개막작에 트는 게 최고의 영예라고 생각하는데.
함께 살았던 사람이니까 이런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것 같거든요.
좀 더 그런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나, 함께 사는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회자: 박수 부탁드립니다. 말씀을 들어보니까 연기를 잘하시는 배우님들과
또 현장에 가까이 계셨던 감독님,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오래 찍어오시면서
장애와 관련된 현장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동료, 이렇게 훌륭한 분들이 모이셔서
너무 좋은 작품이 나온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개막작 선정될 수 있게 제가 적극 의견을 냈어요.
-정지연: 감사합니다.
-사회자: 이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여러분 이 작품 너무 멋지죠? 내일 오후 5시 30분에 실내에서도 상영이 될 예정이거든요. 거기서도 한번 더 봐주시면 좋겠고요. 우리 감독님, 배우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같이 섞여 들어서 사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존재가 낯설지 않고 너무 당연하게 인식이 되도록 함께 사는 세상에 여기 관객 여러분 다 함께해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 이상으로 GV를 마치겠습니다. 감사드리고요.
영화제는 토요일까지 진행됩니다. 상영시간표 잘 확인하셔서 남은 영화제도 만끽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원주에서 강원도에서 오신 감독님, 배우분들께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