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관객과의 대화 <말을 걸다 鬼>, <우리의 일 자리>



[섹션] 함께하기 전까진 모르는 거잖아_ <말을 걸다 鬼>, <우리의 일 자리>

■ 일시 : 2026.05.23 (토) 13:30-15:00

■ 장소: 마로니에 공원 야외공연장

■ 사회: 이정한(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

■ 패널: 이승환('말을 걸다 鬼' 감독), 이석준('말을 걸다 鬼', ‘박수무당’ 역), 최호근('우리의 일 자리' 감독)




Q1.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호영: <우리의 일자리>라는 작품을 만든 최호영이라고하고요. 박태근님도 오시기로 하셨는데 개인적인 일정으로 못 오게 되셨어요.


석준: 저는 <말을걸다 鬼>에서 무당 역을 맡은 이석준입니다.


승환: <말을걸다 鬼> 각본, 촬영을 맡은 이승환이라고합니다.




Q2. 장애 영화 중에는 드문 오컬트 영화로 만들어주셨는데요. 많은 의미를 함축하기도 하고, 또 그를 통해 힘 있게 전달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장애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승환: 예술인 복지재단이 여기 있었거든요. 파견사업이 있는데, 2022년에 보람센터로 파견을 나가게 됐습니다. 영화에 관심이 많으셔서 중증장애인하고 장애에 대한 영화를 직접 만들어보시는 게 어떻겠냐 이렇게 이야기가 돼서 작년 2025년에 시범사업으로 프로그램 워크숍을 하게 됐구요. 결과물이 <말을걸다 鬼>였습니다.




Q 3. 이번에 나온 게 장애귀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해주셨는데요. 장애인이 차별을 받아왔던 상징처럼 억울함과 감정들을 표현해주신 것 같았는데 하고 싶던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승환: 제가 비장애인이다보니까 장애인 내면에 있는 깊은 스토리를 뽑아낼 능력은 없어서요. 기획회의, 제작회의를 통해 장애인분들한테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제가 공부하고 배운 행정에선 '장애인'의 의사가 들어갈 부분이 완전히 공백이더라구요. 행정의 피해가 고스란히 장애인분들에게 돌아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만약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란 가정을 영화를 보고 했으면 좋겠다는 의도가 있었죠. 이 행정 속에서라면 장애를 갖고 산다는 게 너무 공포스럽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는 공포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4. 공포스러울 수 있겠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습니다. 오컬트 영화로서 퇴마의식을 하는 영화지만 의미가 함축적으로 담아주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부에 의해 직접적이든 사회구조적인 면으로 장애인을 차별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잘 드러내주셨습니다. 이석준 배우님은 장애인 당사자와 세종보람센터 동지들과 찍으셨는데요. 첫 연기셨겠죠? 동지들과 함께 연기하시면서 재밌거나 어려웠던  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석준: 제가 어떻게 하다 보니까 연기를 하게 됐는데요. 무당 역이니까 어떻게 하면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소장님하고 같이 출연했는데 저보다는 우리 소장님이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단 생각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중간중간 연기 재밌다, 나도 할 수 있겠다, 연기를 더 잘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Q5. 저는 영화를 보면서 장애귀와 동료상담을 하는 소장님 모습이 장애 동지 같기도 했었고, 당했던 억울함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를 공유하고 함께 해쳐나가는 모습이 우리 운동과 닮아있다는 생각도 했었는데요. 석준 배우님은 보시면서 어떤 게 가장 인상깊으셨나요?


석준: 영화에서도 나왔다시피 장애인이 차별받고 학대받는 이런 면들이 마음이 아프잖아요. 이 영화는 비단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이나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도 보셨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Q6. 현실을 잘 알았으면 좋겠다는 말씀 해주신 거죠. 고맙습니다. 다음으로 넘어가면 최호영 감독님에게 질문 드려보고 싶습니다. 감독님께선 장애인 동료와 처음으로 찍은 영화 맞을까요? 제가 알기론 장애인 동료들과 함께 찍은 극영화는 처음이었던 거 같은데요. 특히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 동지들과 같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하셨던 노력이라든가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호영: 강사로 영화 수업을 맡아서 하게 된 영화인데요. 작품 보면서 놀랐어요. 끼가 많으신 분들이 많아서요. 어려운 점은 제가 잘 모른다는 점이었던 거 같아요. 이 분들의 삶에 대해 많이 몰랐던 거 같아요, 준비 단계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대본 쓰고 나서 같이 보면서 마지막 부분, 권중이가 내가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삶을 사는지는 같이 이야기하면서 만든 부분이거든요. 쉬는 시간에 같이 손흥민 보러 간 이야기 나누면서 만들었어요. 어려운 점은 제가 몰랐다는 것이고,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영화를 같이 만들었습니다.




Q 7. 마지막 대사가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보면서 '권중 연기하셨던 배우분의 사연을 반영하셨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사고, 권리중심일자리 폐지, 정치인들의 악의적인 비난 같은 사례들을 선정하고 이걸 극으로 만들어야겠다 하셨던 계기가 있으신 건가요? 어떤 선정 과정을 거치셨나요?


호영: 사실 제가 청년인데요. 사회초년생으로 사회의 다양한 뉴스들을 접하잖아요.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을 쭉 나열했습니다. '왜 저렇게 말하지'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정말 비합리적인 일들이 많고 그걸 문제제기하고 싶고 그런 마음들이 있었고. '그냥 수급비를 주면 되는 건가?' '돈을 주면 되는 것인가?' 그런 피상적인 반응이 아니라 이 분들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지를 말하고 싶었어요. 








[관객 질문]

정한: 관객분들 중에서 질문을 해주시거나 코멘트 소감을 나눠주실만한 분이 계실까요?


관객: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이게무서운 영화잖아요. 무서운 영화나 드라마를 찍은 사람들이 촬영 중에 귀신을 봤다든지 하는 비하인드를 풀어주곤 하는데, 그런 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승환: 그런 일은 없었는데, 배우를 맡아주신 중증장애인 분들이 한 컷 한 컷 너무 최선을 다해주셔서 이러다 다치는 거 아닐까 하는 것이 더 오싹한 일이었습니다. 몇 번 이렇게 영화를 만들다 보면 직접 만드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건 기뻤어요.


석준: 아주 저녁 늦게 촬영을 했습니다. 건물 사람들이 다 퇴근한 뒤에 촬영을 해야 해서 아주 늦은 시간까지 촬영을 해야 했는데, 저뿐만 아니라 배우들이 다 힘들게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소장님하고 건물 옥상에 가서 촬영하는 신이 있는데, 옥상까지 가는 길이 엘리베이터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계단으로 가야 했어요. 휠체어를 들고 가는 게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정한: 다들 힘들다고 하셨는데 감독님은 자립영화를 하시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석준 배우님은 앞으로 계속 영화를 찍을 생각이 있으신가요?


석준: 기회가 되면, 논의해보겠습니다.


호영: 영화는 꼭 계속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오싹한 경험은 아니고 재밌는 경험이 있는데요. 배우 중에 두 분이 서로 사귀는 사이셨어요. 근데 촬영 중에 헤어지신 거예요. 그래서 저 사람 있으면 연기 안 하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따로따로, 같이 계신 장면을 딱 5초만 찍고, 편집해서 붙이고 그랬는데, 같이 영화를 볼 때는 또 재결합을 하신 거예요. 그래서 촬영만 힘들게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정한: 하나만 더 최호영 감독님에게 이어서 여쭤보겠습니다니다. 당사자분들과 같이 찍기 위해서 새로 느꼈던 점, 새로 배우게 된 점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여쭙고 싶고, 앞으로 장애 동지들이 스스로 세종에서 의지를 보여주셨는데 수지센터 자체적으로 찍으실 만한 성장이나 가능성을 봤다거나 전망이 있으신가요?


호영: 작년에 강사하면서 했었는데 올해는 이사를 하고 하면서 여러 조건으로 강사를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연극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꼭 제가 아니더라도 계속 자기 이야기를 하고 계시다는 걸 알게 됐죠. 계속되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 대본 쓸 때 '어떤 이야기로 쓰지?' 그런 고민을 갖고 있던 중에 '밀양 반가운 손님'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거기서 처음에 극영화 비슷한 장면이 들어오거든요. 해고노동자분들이 밀양에 대한 이야기 듣고 이야기하는 거였어요. 처음에 416다큐작업하고, 다다음 주 이곳에서상영하는 광장 옴니버스 촬영을 하는데요. 그때는 이태원참사 작업을 했는데, 이해되지 않는 정치인들의 말이나 장애인 사망 사고를 이분들의 입을 통해서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장애인 당사자가 장애인 혐오하는 대사를 말하기도 하고 그런 걸 보고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나는 어떨까… 그렇게 하다 이 영화가 나온 것 같아요.


정한: 말씀해주신 것처럼 있었던, 있을 법한 일들을 당사자가 각각의 다른 역할 수행하면서 느꼈던 점도 있으셨을 거 같아서 권리중심노동자들은 어떠셨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관객: 질문이기보다는 이렇게 멋진 자리를 빌려서 이승환 감독님한테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영화 초반 어떤 스토리를 해야 되는지 의견을 나눌 때 감독님하고 배우들이 장애인을 다루는 영화 중에는 공포영화가 없다, 그리고 장애를 가진 박수무당을 보지 못했다, 했더니 감독님이 너무 좋다 살려보자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시나리오가 나왔거든요. 사회차별도 그렇고, 사회가 무서운 것도 보시면 좋겠지만 장애인이 귀신으로 나와서 복수를 하는 장면, 장애가 있는 박수무당 이 나오는 장면들을 좀 더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독님 너무 감사드려요. 사랑합니다.


정한: 그런 현실들도 실제 상황들과 많이 맞닿는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마지막에 심판하는 모습도 재미있게 봤는데요. 구체적인 요소나 스토리들을 의도하고 담으셨는지 좀 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승환: 넷플릭스에 <T4>라는 히틀러가 장애인을 거의 말살하는 프로젝트 실행하는 영화가 있는데 보면서 인류 역사가 전쟁사라고 하더라고요. '전쟁에 도움 되지 않고 방해된다는 이유만으로 소위 장애인 혹은 사회적 약자들이 얼마나 많이 제거되고 말살되어왔을까'를 생각하면 이분들은 한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장애인분들이 집회 시위 행정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제 생각으론 사회 교환이라고 봅니다. 배고픈 사람이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아픈 사람이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사회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고 그러거든요. 장애인분들이 왜 이렇게 말을 걸고 소리 지르는지 말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자를 돕지 않으면 우리 또한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고. 그런 면에서 제 영화는 사회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환경이 있다는 것 자체가 공포 장르화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정한: 거의 마지막인데요. 이석준 대표님에게는 마지막 질문을 드려보려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무당의 역할이 장애인 활동가, 장애운동의 대표작이었던 거 같기도했었고 IL센터 운동 같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겠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들어보고 싶습니다.


석준: 이 영화는 장애인이 영화에도 나오다시피 진짜 힘들고 현실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한을 품고 자살해서 건물에 등장하잖아요. 알리려 했던 내용인데요. 이 작품 한이 많은 장애인이 많습니다.조금 더 많이 조금이나마 보듬어주고 얘기도 들어주고 그런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 사람들이 여기서 잠시 행복할 수 있도록 우리가 많이 노력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정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호영: 영화를 꼭 보셨으면 좋겠다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얘기 듣기 싫어'. '이 돈을 안 줄거야'. 이런 편리한 결정이 당사자 삶에 어떤 의미인지 영화 보시면서 배우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승환: 장애인분들하고 작업을 해보면서 깊이, 슬픔, 행정의 번거로움이라는 세세함은 도저히 알 수 없더라고요. 장애인분들만이 풀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분들이 장애를 가지고 진정성 있게 영화를 직접 만드실 수 있다면 장애라고 하는장벽을 조금 더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장애인분들이 직접 영화를 많이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석준: 장애인들이 지역에서 살려면 일단은 장애인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거 같습니다. 가만히 있거나 집에 있으면 아무도 모르니깐요. 장애인 스스로도 열심히 나와서 내 목소리 내야 될 거 같습니다.영화를 이렇게 봐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