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선정작
<소영의 노력>
소영의 노력 | 2024 | 79’ | 다큐 | 오재형
시놉시스
소영은 밤마다 무대를 떠올린다. 소영은 장애를 가지고 있다.
소영은 ‘일반인’의 몸을 상상하며 춤을 춘다.
소영은 칭찬을 경계한다. 희정은 소영의 무용 선생님이다.
희정은 동작을 잘 기억하라고 말한다.
희정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한다.
소영과 희정은 공연을 올린다.
다음 날 소영의 일상은 돌아온다.
소영은 자신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소영은 흐르는 물과 계절을 지나 목적지로 향한다.
인권평
-박채달 (23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집행위원)
“소영의 노력”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파트는 소영이 춤을 연습하며 최선을 다해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에 오르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공연이 끝난 후, 일상으로 돌아간 소영이 다시금 기다림 속에 머무르는 모습을 담고 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소영의 몸짓과 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두 번째 파트에서는 소영의 시선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더 깊이 이야기하기 전에, 영화를 보며 조금 찜찜한 느낌이 들었던 부분에 대해 먼저 언급하고 싶다. 첫 번째 파트에서 소영이 “일반인처럼 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장면, 혹은 두 번째 파트에서 “더 아름답게 살고 싶은데”, “휠체어를 타지 않고”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은 인권적인 측면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말들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남긴 오재형 감독의 의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재형 감독은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특정한 판단을 내리는 것 자체를 거부한 듯 보인다. 특히 두 번째 파트에서 이러한 감독의 의도가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선택을 한다. 바로 카메라의 시선을 소영에게 넘기는 것이다.
영화에서 구도는 단순한 연출의 요소를 넘어, 주제이자 도덕이 된다. 흔들리지 않는 수평적인 화면은 영화의 불문율 중 하나로 여겨지지만, 두 번째 파트에서는 이 원칙이 완전히 깨진다. 마구 흔들리는 시선은 전통적인 미학에서는 아름답거나 선호되는 방식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어떠한 장면보다 더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소영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아름다운 몸이란 무엇일까? 더 아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감독은 이 질문들에 대한 제안과 대답을 소영의 흔들리는 시선과 카메라를 통해 전달한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여러 이유로 제롬 벨(Jérôme Bel)의 작품 *장애 연극 (Disabled Theater)*이 떠올랐다. 그는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HORA 극단의 장애를 가진 11명의 배우들과 함께 공연을 제작했다. 공연의 한 부분에서 그는 배우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선택하고, 그에 맞춰 직접 안무를 만들어 오도록 요청한다. 무대 위에서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음악—일렉트로닉 음악부터 마이클 잭슨의 노래까지—에 맞춰 솔로 춤을 춘다.
그들의 무대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눈물이 차오르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의 몸짓이 너무 아름다워 감동하여 눈물이 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각자의 목소리가 온전히 들리고 진심이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제롬 벨의 사려 깊음과 애정을 통해 그의 의도가 느껴진다. 그는 이 작품에서도 판단을 유보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소영의 노력에서 감독의 선택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의 선택이 이 다큐멘터리의 스테이트먼트(statement)다.
이 영화를 인권 영화로 분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소영’이라는 한 사람의 초상화라는 점이다. 이 영화는 장애인의 삶 전체를 대변하려 하기보다는, 한 개인인 소영의 삶의 한 조각을 담아내고 있다.
나는 이 다큐멘터리에서 마지막 장면을 특히 중요하게 보았다. 소영은 무대가 아닌 공터에서 춤을 춘다. 그리고 누군가 의자에 앉아 그녀를 바라본다. 잠시 후, 그녀를 바라보던 아이는 금세 관심을 잃고 옆에 있는 친구와 놀기 시작한다. 소영은 옆으로 자전거가 지나가든, 사람들이 쳐다보든 개의치 않고 계속 춤을 춘다. 이 장면에서 춤추는 소영 옆으로 무심히 지나가는 수많은 차들과 거대한 도시의 존재는 마치 장애인에게 무관심한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소영의 노력과 우리의 응원 만으로 그녀가 염원하는 ‘아름다운 삶’과 꿈을 이룰 수는 없다. 소영과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사회가 변화해야 한다. 장애인이 원하는 분야에서 교육을 받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래야 (안무) 정희정소영의 꿈 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양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제작진 소개
| 연출 | 오재형 | 기획 | 오재형 |
| 제작 | 모모댄스프로젝트, 럼프필름 | 각본 | 오재형 |
| 촬영 | 나바루 김소영 오재형 | 편집 | 오재형 |
| 녹음 | 오재형 | 기타 | 정희정 (안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