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선정작

<마루와 내 친구의 결혼식>

마루와 내 친구의 결혼식 | 2024 | 31’ | 극 | 이현빈




시놉시스


비혼, 직장인, 장애인, 배우, 활동가등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민아. 친구 현경의 결혼식을 축하하러 모인 날, 깜장 치와와가 민아게게 다가온다. 민아는 깜장 치와와에게 '마루'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그가 살아온 삶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귀여운" 마루, 오직 귀엽기 위해, 인간 세계에 귀여운 생명들을 제공하기 위해 견디어 온 시간들을.

“마루야, 지금 네게는 뭐가 보이니?”




인권평


장애, 욕망, 돌봄, 그리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

-김상희 (23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집행위원)

 

영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비추는 거울이며, 때로는 우리가 보지 못했던 존재들을 조명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마루와 내 친구의 결혼식은 그러한 역할을 고민하며, 장애인, 여성, 동물과의 관계속에서 돌봄과 독립, 욕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장애를 가진 주인공 민아가 다양한 정체성과 욕망을 지닌 존재들과 관계를 맺으며 겪는 일들을 다룬다. 결혼을 앞둔 친구와 함께하는 모임에서 한 친구가 길을 잃은 강아지를 발견하고, 임시 보호자가 될 사람을 찾는다. 하지만 저마다의 사정으로 책임을 질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민아가 강아지를 맡게 된다. 처음에는 돌봄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만, 이내 ‘마루’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한다.

이 과정에서 민아는 또 다른 사회적 편견과 마주한다. 친동생과의 만남에서, 동생은 장애를 가진 민아가 친구의 임신 소식을 전했을 때 축하 대신 걱정을 먼저 내비친다. 또한, 자신과 상의 없이 강아지를 데려왔다며 화를 낸다. 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또 다른 돌봄이 필요한 존재와 관계를 맺으려 할 때, 사회가 보이는 시선과 구조적 편견을 보여준다. 민아에게는 관계 맺을 권리와 욕망이 있지만, 주변인들은 이를 불편하게 여기며 쉽게 차단해 버린다. 이는 마치, 돌봄이 필요한 존재가 또 다른 돌봄이 필요한 존재와 관계를 맺어서는 안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민아는 이러한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루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둘은 점차 가족이 되어간다. 건강이 좋지 않던 마루가 점차 회복하는 과정은, 단순한 반려동물이 돌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돌봄이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민아는 마루를 보살피면서도 마루에게서 위안을 얻고, 이는 인간과 동물 간의 관계에서도 충분히 가능함을 증명한다.

이 영화는 사회가 당연하게 여겨온 돌봄의 구조와 그 속에 자리 잡은 차별적 시선을 비판하면서, 누구나 관계를 맺고 함께 살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돌봄을 받기만 하는 존재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관계를 선택하고 돌봄을 실천할 수 있는 존재임을 말해주는 영화다.




제작진 소개


연출이현빈
기획이현
제작이현빈, 임금님
각본이현빈
촬영유종미편집우희정
녹음고현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