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이와 정미의 슬기로운 자립생활

성현이와 정미의 슬기로운 자립생활 | 2022 | 다큐 | 00:23:47 | 연출 손용규 | 기획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손용규 | 제작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시놉시스


자유가 없었던 시설에서 지내다가 탈시설을 꿈꾸며 체험홈에 들어온 성현,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위해 자립생활을 하던 중 반하게 된 첫사랑인 정미와 결혼까지 골인하게 된다. 이후 장기임대주택에 당첨되어 좋은 집으로 이사를 하며 두사람의 알콩달콩한 행복한 결혼생활을 그리고 있다. 또한 공공일자리 및 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안에서 함께 살아가며 소소하지만 때론 특별한 슬기로운 자립생활을 위한 두사람만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영화이다.

부부의 사랑스러운 케미가 있는 이야기에 초대합니다.




인권평


어떤 일상 - <성현이와 정미의 슬기로운 자립생활>

-홍성훈 (1인 창작자, 2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프로그램위원)


솔직히 말하자.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복잡한 감정을 느꼈고 그 감정은 신체적인 반응으로 나타났다. 우선, 아랫배가 아파왔다. ‘남이 잘 사는 꼴’을 못 보는 나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기도 한데, 이번엔 좀 심하게 아팠다. 두 번째 반응은 실실 쪼개는 것이었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면은 상영작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인데, 나는 헤드폰을 낀 채로 쿡쿡 웃었다. 그러니까 아랫배가 아파 배를 쥐고 있으면서도 표정은 웃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집에서 영화를 보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곁에서 빨래를 개고 있었던 활동지원사 분이 나를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헛기침을 했다.


<성현이와 정미의 슬기로운 자립생활>은 그런 영화였다. 나에게 하염없는 질투를 유발하면서도 결코 눈을 뗄 수 없는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주인공은 성현씨와 정미씨다. 두 사람은 부부인데 몇 년 전 체험홈 교육현장에서 만났고 2년간의 만남 이후 결혼했다. 영화는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자 자립생활을 담아낸다. 성현씨는 안산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활동가로 지역 편의시설의 키오스크 접근성을 조사하고, 지하철 선전전에 기꺼이 참여하기 위해 서울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정미씨 또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맞춤형 공공일자리에 참여하면서 센터에 나가 노래 연습을 하거나 그림을 그린다. 두 사람 모두 지역사회에서 활발한 활동가로, 또는 자립생활의 파트너로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 모습만으로 질투가 솟지만 성현씨와 정미씨가 서로를 ‘존립’하면서 둘만의 방식으로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장면을 볼 때 장애인의 자립생활은 결코 돈의 액수로 환산될 수 없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성현씨는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한다. 성현씨는 지하철을 탄다. 성현씨는 동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센터에서 한글을 배운다. 정미씨의 생활은 어떤가? 정미씨는 지역의 ‘장콜’을 이용하여 공공일자리에 참여한다. 동네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성현씨와 동네 공원을 산책한다. 높으신 ‘공무원 분들’의 눈에는 이런 것들이 다 돈으로 보이겠지만 이것은 성현씨와 정미씨의 용기와 슬기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앙상블이다.


물론 성현씨와 정미씨처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것만이 장애인 자립생활의 ‘표본’이라고 할 수는 없다. 활동지원사와 함께 생활하거나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살아가는 것 또한 대단한 용기와 지혜를 필요로 하는 일이고 의미 있는 삶이다. 앞으로 성현씨와 정미씨처럼, ○○의 즐거운 자립생활 ○○과 ○○의 매력 있는 자립생활 이야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제작진 소개


연출손용규기획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손용규
제작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각본
촬영손용규편집이미예
녹음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