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쿠

우시쿠 | 2020 | 다큐 | 01:27:00 | 연출 토마스 애쉬 | 기획 토마스 애쉬 | 제작 토마스 애쉬




시놉시스


최근 큰 논란이 된 일본의 이민법 개정 시도가 있기 전날, <우시쿠>의 감독은 정부가 이민 시설에 대해 설정한 언론의 엠바고를 교묘히 피하여 관객들이 그곳에 억류된 이들을 직접 목도하게 만든다. 이들 중 대다수는 망명을 원하는 난민이다. 그들은 무기한으로 억류되어 있고, 코로나19의 대유행이라는 상황과 도쿄올림픽의 화려함이 눈앞에 다가오는 가운데 일본 당국이 주도하는 폭력적인 추방 시도의 대상이 된다.




인권평


“Freedom and Justice!”, “No one left behind!”
(자유와 정의를! 누구도 남겨두지 않겠다!)

-은석 (다큐멘터리 감독, 20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집행위원)

<우시쿠>는 일본 이바라키현 우시쿠시에 위치한 외국인수용소의 지역명으로 한국으로 치면 ‘화성’ 외국인보호소쯤 되는 곳이다. 극소수의 형법 위반자를 제외하면 이곳 수용인원의 대부분은 체류비자가 없는 강제퇴거 대상자이거나 난민인정이 불허된 사람들이다. 현재 일본의 입국자 관리시설은 우시쿠와 오무라에 있는 2개의 전문수용소를 포함한 17개의 외국인수용시설과 61개의 출장소로 이뤄져 있다. ‘우시쿠’는 ‘도쿄’, ‘오무라’와 함께 700~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시설이 있는 곳이다.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시스템으로 화성, 청주, 여수 3개의 외국인보호소가 있고 공항 및 전국의 관리사무소, 출장소에 25개의 부속시설이 있다. 모두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구 출입국관리사무소) 소속 기관들이다. 다른 점이라면 ‘Detention Center’라는 명칭을 한국은 ‘수용소’가 아닌 ‘보호소’로 표기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지난해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되어 있던 M의 고문 피해 사실이 알려졌을 때 법무부의 보도자료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피보호자의 생명과 안전, 보호시설 질서유지 및 직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필요 최소한으로 사용한 것이며, 다른 방법으로는 제지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당시 법무부는 이 말과 함께 피해자 M의 입소 전 부정적 행적과 입소 후 폭력 장면들을 전후 맥락 없이 편집해 유포했다. 보도자료가 나가자 사람들은 일제히 피해자 M을 ‘가둬도 될 사람’, ‘팔다리를 뒤로 꺾어 묶는 거로는 충분치 않은 존재’로 호명하며 자국민의 보호를 위해서라면 어떤 가혹행위도 용인할 수 있다는 혐오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외국인보호소는 아직도 그 보호가 누구를 위한 보호였는지 입을 다문 채 간판을 달고 있다. 문제는 보호소라는 기만적인 명칭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강제구금’과 ‘신체구속’을 공공의 이익을 위한 조치로 유지하려는 국가권력과 이를 용인하는 사회에 있다. 우리는 무기한 구금과 신체구속이 행해지고 있는 이 초법적인 장소의 존재 이유와 이를 ‘국가보안시설’이라며 접근을 금지시키는 이유에 대해 국가와 사회 모두에게 물어야 한다.
영화에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이유로 전국에 있는 난민 신청자들과 입국자들을 평소보다 강도 높게 억류했고 수용자들의 보호일시해제(임시방면)를 허용하지 않았다. 우시쿠 수용소에 6년 넘게 갇혀 있던 ‘루이스’는 올림픽이 취소(연기)되자 일본이 천벌을 받은 거라며 기뻐했지만 밖으로 나갈 수는 없었다. 한국이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부랑자, 홈리스, 지적장애인을 사회정화라는 이름으로 단속했을 당시 영문도 모르게 끌려갔던 형제복지원 수감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일본인 배우자가 있었지만 5년 10개월 수용소에 갇혀야 했던 ‘데니즈’, 4년 7개월 캄캄한 구멍에서 나갈 날만 기다리던 ‘클라우디오’, 4년 동안 남성수용소에 구금되어 있던 ‘나오미’, 어느 날 공항으로 끌려가 강제출국 당할 뻔한 ‘피터’, 도망가고 싶었지만 난민인정을 받기위해 수용소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알리’. 2주일의 임시방면을 위해 죽음의 단식을 되풀이해야 했던 이들은 코로나가 창궐하자 많게는 하루에 서른 명, 수용자의 75%가 떠밀리듯 밖으로 나갔다. 이들은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모두 수용소로 돌아가거나 불법체류자(미등록)로 살아가야 한다. 누가 이 경계를 만드는 걸까.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일본의 난민 인정률은 0.3%로 G20 국가 중 최하위, 한국은 1.3%(2020년 0.4%) 19위로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Freedom and Justice!”, “No one left behind!”
(자유와 정의를! 누구도 남겨두지 않겠다!)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손발이 뒤로 꺾인 채 독방에 갇혀 있었던 M이 보호일시해제(임시방면) 되던 날 정문 앞에서 외쳤던 말이다. 그는 지금 자신을 조력했던 동료들과 함께 외국인보호소 폐지 운동을 하고 있다. 우리는 ‘우시쿠’와 ‘화성’을 통해 배제를 전제로 하는 어떤 시설도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세상 누구도 그래도 되는 존재는 없다.




제작진 소개


연출토마스 애쉬
기획토마스 애쉬
제작토마스 애쉬
각본
촬영토마스 애쉬
편집토마스 애쉬 
녹음토마스 애쉬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