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희에게 비교적 친숙한 ‘수어통역’과 수어통번역은 어떻게 다를까요?
고경희 수어통역사 한국어나 영어가 모두 똑같나요? 아니잖아요. 한국어랑 영어를 1 대 1로 대비하면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해요. 이렇듯 각 언어문화에 맞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 바로 수어번역입니다. 내용을 한국 농인의 문화에 맞게, 또 농사회에 맞게 만드는 일이 수어번역이에요. 통역과는 다릅니다. 수어통역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안에 수어번역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시면 돼요.
Q. 어떤 절차를 거쳐 통번역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고경희 수어통역사 처음에는 영화를 무조건 보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각자 봐요. 모여서 또 연습하고요.
지미경 수어통역사 ('김기영의 조각들')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좀 아팠어요. 그래도 내용을 보고 번역을 해봤죠.
고경희 수어통역사 서로 이렇게 표현하면 좋을까 고민을 했어요. 저는 청인의 언어를 사용하니까 한국어를 수어로 번역하면 어떻게 돼요? 묻고 선생님은 수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어떻게 돼요? 하고 묻고요. 서로 역할을 좀 나누어서 팀워크를 이루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단계로 영화를 전체적으로 다시 한번 보면서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를 이야기할 거예요.
Q. 팀을 이뤄 활동한다고 하셨는데, 팀을 꾸리는 기준이 따로 있을까요?
고경희 수어통역사 호흡이 중요해요. 지미경 선생님은 ‘라임’이라고 하시는데요. 호흡이 잘 맞는 사람이 함께 팀을 이루는 거예요. 잘 맞으면 서로 발전하죠. 다 호흡이 맞는 건 아니고요. 다년간의 연습이 필요해요. 아무나 와서 그냥 한다고 되지 않아요. 또 농인이 저희 청인의 수어를 보고 이해 못하면 본인의 수어로 표현하지 못하죠. 농인이 제 수어를 보고 이해해야 본인만의 수어로 소화해 표현할 수 있는 것처럼, 연습을 먼저 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24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입니다! 매년 주체적이고 다채로운 장애인의 삶과 일상, 투쟁을 기록하고 상영해 온 저희 영화제에서는 올해 '해보기 전까진 모르는 거잖아!'라는 슬로건과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준비 기간 중에는 영화 배리어프리 작업이 함께 이뤄집니다. 이 작업은 영화에 알기 쉬운 예고편, 자막, 음성해설, 수어통번역 화면을 삽입하는 것인데요.
오늘 영화제 자원활동팀이 방문한 현장은, 수어통번역 촬영 현장입니다. 인터뷰에는 고경희, 지미경 수어통역사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함께 들어볼까요?
인터뷰ㅣ고경희, 지미경 수어통역사님
일시. 2026.04.17
장소. 유리빌딩 5층
Q. 저희에게 비교적 친숙한 ‘수어통역’과 수어통번역은 어떻게 다를까요?
고경희 수어통역사 한국어나 영어가 모두 똑같나요? 아니잖아요. 한국어랑 영어를 1 대 1로 대비하면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해요. 이렇듯 각 언어문화에 맞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 바로 수어번역입니다. 내용을 한국 농인의 문화에 맞게, 또 농사회에 맞게 만드는 일이 수어번역이에요. 통역과는 다릅니다. 수어통역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안에 수어번역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시면 돼요.
Q. 어떤 절차를 거쳐 통번역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고경희 수어통역사 처음에는 영화를 무조건 보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각자 봐요. 모여서 또 연습하고요.
지미경 수어통역사 ('김기영의 조각들')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좀 아팠어요. 그래도 내용을 보고 번역을 해봤죠.
고경희 수어통역사 서로 이렇게 표현하면 좋을까 고민을 했어요. 저는 청인의 언어를 사용하니까 한국어를 수어로 번역하면 어떻게 돼요? 묻고 선생님은 수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어떻게 돼요? 하고 묻고요. 서로 역할을 좀 나누어서 팀워크를 이루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단계로 영화를 전체적으로 다시 한번 보면서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를 이야기할 거예요.
Q. 팀을 이뤄 활동한다고 하셨는데, 팀을 꾸리는 기준이 따로 있을까요?
고경희 수어통역사 호흡이 중요해요. 지미경 선생님은 ‘라임’이라고 하시는데요. 호흡이 잘 맞는 사람이 함께 팀을 이루는 거예요. 잘 맞으면 서로 발전하죠. 다 호흡이 맞는 건 아니고요. 다년간의 연습이 필요해요. 아무나 와서 그냥 한다고 되지 않아요. 또 농인이 저희 청인의 수어를 보고 이해 못하면 본인의 수어로 표현하지 못하죠. 농인이 제 수어를 보고 이해해야 본인만의 수어로 소화해 표현할 수 있는 것처럼, 연습을 먼저 해야 합니다.
Q. 〈김기영의 조각들〉은 긴 시설 생활 끝에 탈시설했고, 그 뒤 요양병원에 입원해 생을 마감한 故김기영 님의 삶을 따라가는 작품입니다. 김기영 님의 곁에 있었던 탈시설 지원자들, 시설 직원들, 시설에서 함께 살았던 거주인들의 말과 기억을 담고 있는 이 영화의 수어통번역 작업에선, 어떤 부분을 신경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지미경 수어통역사 ‘김기영’이라는 얼굴 수어를 만들었어요. 김기영 씨가 앞머리가 짧고 단발이시잖아요. 그래서 이름을 여러 번 쓰기보다 얼굴 수어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그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지만 얼굴 수어를 만들었습니다.
고경희 수어통역사 맞아요. 저희가 줌으로 연습을 했는데 내용을 보면서 고민을 좀 했어요. 영화를 보시면, 기영 씨가 머리핀을 너무 좋아했다라는 얘기가 나와요. 그런데 영화 초반에는 핀을 안 꽂으시더라고요. 앞머리를 고려해서 얼굴 수어를 만들자는 결론이 나왔어요. 둘이 번역을 할 때 역할을 나누면 좋겠다고도 얘기했어요. 영화제에서 요청하신 건 역할을 번갈아 맡는 것이었는데, 저희는 바꿔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오늘 다시 영화를 보고 어떤 역할을 맡을지를 정할 생각이에요. 한 사람이 이 사람 저 사람 다 하면 농인으로서는 헷갈릴 수 있거든요.
지미경 수어통역사 지금까지 TV 뉴스를 보면, 예를 들어 선거 때 후보자들이 나오잖아요. 후보자가 여러 명인데, 통역사는 하나예요. 예를 들면 ‘이렇지 않습니까’라고 후보자가 말했을 때, ‘이 사람은 그렇대요’ 라고 추가로 수어를 하고 옆 사람이 말하면 누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기 어려워요. 사람이 4명이라면 통역사도 4명, 이렇게 배치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통역사들이 역할에 맞게 수어를 하는 것이 농인 입장에서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요.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수어를 하면 많이 헷갈리거든요. 관련 아이디어를 내실 때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서로 마주 본 채 소통하고 계신데요. 앞에 앉은 통역사의 수어를 그대로 따르는 ‘미러 통역’을 진행하시는지, 혹은 다른 통역 방식을 이용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고경희 수어통역사 저희는 피드(feed) 통역이라고 해요. '먹이를 주다'라는 뜻이죠. 저는 음성 언어를 듣고 한국 수어를 하지만, 지미경 선생님께서는 저의 수어를 보고 농인의 문화에 맞게 농인의 언어로 변환해서 수어를 하세요. 청인들은 한국어가 모어이지만, 농인들은 수어가 모어잖아요. 한국어를 듣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수어로 표현하면, 농인이 저의 수어를 보고 농인 식으로 다시 표현하는 것이 협업 통역인 거예요. 그러니까, '한국어'는 제 언어예요.
지미경 수어통역사 저는 한국 수어를 해요. '한국 수어'가 제 모어인 거죠. 고경희 선생님은 한국어가 모어인 거고. 그 상태에서 제 언어인 수어를 사용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다르게 표현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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